김혜수·송강호 내세운 디즈니플러스… "엄선된 양질의 콘텐츠가 성장 모멘텀"

캐롤 초이(Carol Choi)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EVP)가 12일 진행된 2024 디즈니+ 콘텐츠 라인업 미디어 데이에서 우수한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사를 전하고 있다. 디즈니코리아 제공

김소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대표가 12일 진행된 2024 디즈니+ 콘텐츠 라인업 미디어 데이에서 디즈니+ 2024 콘텐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디즈니코리아 제공

"'카지노', '무빙' 등을 통해 한국의 스토리텔링이 전세계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글로벌 확장성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고 크리에이터 육성을 지원하며 한국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세계가 공감하는 모멘텀을 이어가겠다."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올해 김혜수, 송강호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플러스' 확장을 노린다. 한국 콘텐츠와 창작 생태계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디즈니코리아는 12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올해 공개 예정인 주요 콘텐츠 라인업을 소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021년 아태지역 콘텐츠 창작을 시작하고, 국내 출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최근 디즈니는 전사적으로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 강화'를 올해 주요 비즈니스 목표로 정하고 파급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 자리에서 캐롤 초이 총괄은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최다 시청 로컬 오리지널 작품 상위 15개 중 9개를 한국 작품이 차지할 만큼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제작 역량을 보유한 중요한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창의적인 우수한 콘텐츠와 로컬 콘텐츠 의지가 디즈니플러스의 핵심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디즈니플러스는 배우 송강호의 첫 시리즈물을 포함해 김혜수, 차승원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확보에 나선다. 올해 공개 예정 작품으로는 1월, 2월에 공개된 '킬러들의 쇼핑몰', '로얄로더'에 이어 '강풀 유니버스' 탄생으로 화제를 모은 미스터리 공포 드라마 '조명가게', 송강호의 첫 시리즈물 '삼식이 삼촌', 탐사보도 프로그램 팀장으로 분한 김혜수의 생존 취재기를 담은 '트리거', '화인가 스캔들', '강남 비-사이드' 등이 예고됐다. 글로벌 콘텐츠로는 배우 이정재가 출연하는 스타워즈 스핀오프 '애콜라이트'와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 등도 공개된다.

김소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대표는 "양보다는 엄선된 양질의 콘텐츠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독자가 좋아하고 즐기는 장르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스토리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킬러들의 쇼핑몰 연출을 맡은 이권 감독과 상반기 기대작 삼식이 삼촌의 신연식 감독이 스토리텔링의 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권 감독은 "AI(인공지능)가 등장하면서 크리에이터가 설 자리가 있겠냐는 농담이 나온다"며 "OTT 플랫폼이 크리에이터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연식 감독은 "최근 20년간 한국 사회에서 떡볶이가 대표 간식으로 자리했지만, 지금은 마라탕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본질은 쌀과 밀가루로 같은데 이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보여줘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며 "인류 역사에서 서사의 메커니즘이 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본질을 놓치지 않고 늘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디즈니코리아는 각 국가마다 처한 시장 상황이나 경쟁 구도 등에 따라 콘텐츠 공개 시기나 콘텐츠 배급을 전략적으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캐롤 초이 총괄은 "콘텐츠 배급은 '하냐, 안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누구에게' 하느냐의 문제"라며 "지상파든 경쟁사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다양한 채널과 선택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