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하이라이트 영상에 ‘꼴데’ ‘칩성’…“우리팀 조롱하냐” 반발
올시즌부터 프로야구 모바일 독점 중계를 시작한 티빙이 미숙한 중계로 팬들의 반발을 산 가운데, 이번엔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일부 팀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12일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티빙 스포츠 공식 유튜브 채널이 전날(11일) 게재한 LG와 삼성의 시범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의 태그 목록이 담긴 캡처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을 보면 하이라이트 영상에 KBO(한국야구위원회) 10개 구단의 이름이 태그로 들어간 가운데 ‘꼴데’ ‘칩성’ ‘엘꼴라시코’ 등의 일부 팀을 일컫는 은어도 포함됐다.
‘꼴데’는 롯데 자이언츠가 4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2000년대 초반 꼴찌라고 놀림받으며 생긴 말, ‘칩성’은 2015년 소속 선수 일부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으면서 게임칩과 삼성을 합쳐 생긴 말이다.
‘엘꼴라시코’는 스페인 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유명 라이벌전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 ‘엘클라시코’에서 따온 말이다. LG와 롯데가 맞붙는 라이벌 경기를 칭하며, LG의 ‘엘’과 꼴찌 롯데의 ‘꼴’을 따 만든 말이다.
이 밖에 해당 영상 태그에는 KBO와 관련 없는 ‘손흥민’, 미국 프로야구 관련 ‘오타니’ ‘LG다저스’, 은퇴 선수나 프로야구를 떠난 감독 관련 키워드도 다수 담겼다.
야구 팬들은 “공식 채널에서 우리 팀 조롱 표현 쓰니까 너무 불쾌하다” “팀 멸칭을 아무렇지 않게 쓰다니” “KBO랑 관련 없는 것들은 왜 태그로 넣는 거냐” “유입을 끌어들이고 싶었어도 정도가 있는데 너무했다” 등의 반응을 냈다.
티빙 측은 논란이 일자 해당 태그를 곧바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 영상에는 이날 기준 KBO 관련 키워드와 10개 구단의 이름만 태그로 남아있는 상태다.
앞서 티빙은 올시즌부터 KBO 리그 모바일 독점 중계를 시작하면서 중계 유료화로 팬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지난 9일부터는 시작한 시범경기 중계에서는 선수명, 야구 용어를 잘못 기재하는 등 곳곳에서 오류가 드러나 비판이 더 커졌다.
예컨대 야구 규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 경기 화면에 세이프(SAFE)가 아닌 세이브(SAVE)라고 적는가 하면 ‘22번 타자 채은성’처럼 타순이 아닌 등번호로 선수를 소개했다. 또 하이라이트 영상을 뒤늦게 게재하는 등 미숙한 중계서비스를 내놔 팬들 사이 여러 불만이 축적됐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최주희 티빙 대표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CJ ENM 탤런트스튜디오에서 열린 ‘티빙 KBO 리그 중계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팬들의 우려와 지적을 알고 있다. 책임감을 느꼈다”며 “주말 내내 실시간 대응을 통해서 바로 해결 가능한 부분은 조치했고, 남아있는 이슈들도 인지하고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찾아나가는 상황”이라며 “아직은 많은 염려와 우려 사항이 있는 걸 안다. 본 시즌 개막에 있어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중계서비스를 갖춰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티빙은 1350억 원을 들여 KBO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야구를 시청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티빙에 가입해야 PC나 스마트폰 등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가장 낮은 가격 상품 가입 기준 한달 최소 요금은 5500원(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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