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도 모르는 야구중계에 월 5500원 내라?…티빙 "개선할 것"
생중계 재판매 없다 못 박아…네이버 야구 영상 못 볼 듯
서비스 차별 포인트 없단 지적에…"경험적으로 구분될 것"
"무료(중계 서비스)보다 못하다는 지적,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염려가 있지만 보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본 시즌에 맞춰 반드시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로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린다."(최주희 티빙 대표)
티빙은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 센터에서 KBO 리그 중계 '티빙 K-볼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 계획을 공개했다. 티빙은 2024~2026년 KBO리그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독점 획득했고, 올해부터 최소 월 5500원(티빙 광고 요금제)을 내야 프로야구 중계를 볼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네이버를 중심으로 제공되던 프로야구 뉴미디어 무료 중계 시대가 끝나고 유료 중계 시대가 시작된 것. 단, 티빙은 야구팬 유입을 위해 오는 4월30일까지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4월까지 한 달 100원 구독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9일) 시범경기 시작 1시간 만에 100만 트래픽을 기록했고, 동시접속자도 40만명 규모까지 뛰었다"며 "두꺼운 야구팬층을 감안해 서버·인프라 가용량을 3배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2월 기준 월간 트래픽이 700만명 규모인데, 연말까지 월간 1000만 트래픽을 예상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를 위해 △5시간 전까지 돌려 볼 수 있는 '타임머신' △4개 경기까지 동시에 볼 수 있는 '시청 멀티뷰' △최대 접속 5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티빙톡' △'실시간 문자 중계' △개인화된 '푸시 알림' △중계 사운드만 청취할 수 있는 '오디오 모드' 등을 새 기능을 준비했다. 국내 최초로 투구타율 예측 서비스도 도입했다. 새 기능은 본 시즌이 개막하는 오는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서는 티빙의 새 서비스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지난 9일부터 진행된 시범 경기 중계에서 티빙은 기본적인 야구 룰조차 숙지 못한 모습을 보여 야구팬들의 원성을 샀기 때문이다. 중계 자막에서 2루로 뛰어 들어오는 주자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선수 등번호를 타순으로 착각해 '22번 타자'로 표시하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티빙 관계자들은 시범 경기 중계에서의 실수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반복해 설명했다. 티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KBO 중계권 내부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 1월 우선 협상권자로 선정된 이후 지난 2월부터 시스템 개발에 돌입했다. 단기간에 서비스를 구축하다 보니 크고 작은 실수가 생겼고, 많은 파트너와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검수 프로세스를 촘촘하게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
최 대표는 "모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효율화하는 과정을 하고 있고 인력 보강도 계속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실수는 절대 없어야 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료 서비스인 티빙 중계가 얼마나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타임머신이나 멀티뷰, 문자 중계, 응원톡 등 티빙이 새롭게 선보이는 기능은 이미 네이버에서 무료로 제공해왔던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 CP는 "(타임머신 등) 키워드로만 보면 타 플랫폼과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티빙에서 해당 기능을 사용하다 보면 경험적으로 구분되는 게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티빙은 뉴미디어 생중계권을 재판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최소 2026년까지는 네이버나 아프리카TV, 웨이브 등 타 플랫폼에서 야구 생중계를 볼 수 없는 것. SK텔레콤과 통신사는 일찌감치 야구 중계 포기를 선언했다. 일반인에게 무료로 열려있는 40초 이하의 숏폼 콘텐츠나 VOD 콘텐츠의 상업 이용 협상의 문이 열려 있지만, 업계는 "실시간 중계가 야구 중계의 핵심인데, 사실상 (중계 영상) 재판매를 아예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 야구 중계 서비스가 안 좋다는 이미지가 이미 생겨버린 상황에서 생중계 재판매를 하면 재판매권 외에 수익을 전혀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아예 생중계 재판매를 안 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힌 거 같다"며 "연간 400억원 규모로 기존 두배 값을 치르고 중계권을 사온 티빙이 야구에 사활을 거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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