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北·中·러·이란, 공식 동맹 발전은 힘들 것”

“미국과 직접 충돌 않는 한 협력은 점진적 발전”
4개국의 권력 역학 관계 변화 언급…비확산 규범 약화 우려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1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 있는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미국에 대한 전 세계 위협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의 다방면 협력 강화에도 4개국의 관계가 공식적인 군사 동맹 수준으로 발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미국 정보당국이 전망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1일(현지 시각)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연례위협평가 보고를 했다. 헤인스 국장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4개국이 양자 그리고 어떤 경우 3자 차원에서 군사·경제·정치·정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4개국이 협력을 통해 개별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국의 조치에 협력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 국가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더 약화하고, 국제 사회의 외부 압력을 막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헤인스 국장은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관계가 공식 동맹이나 다자 축(multilateral axis)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개국이 서로의 문제에 휘말리거나 피해를 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의 수준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4개국 가운데 하나가 미국과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는 한, 4개국의 협력은 점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헤인스 국장은 "4개국의 권력 역학 관계가 변화하고 있고 이게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있다"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도움이 필요한 러시아가 중국, 북한, 이란이 오랫동안 원했던 것을 들어주면서 장기간 유지됐던 비확산 규범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에서 무기를 구매하고 자국 탄약 생산을 늘리는 상황에서 외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매우 힘들게 싸워 확보한 영토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가정보국은 이날 공개한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북·러 밀착에 대해 언급했다. 보고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와 군사적 밀착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며 "김정은은 핵프로그램 폐기 협상에 나설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게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