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법부 '완전체' 전원합의체 21일 첫 심리

동성 커플 건보 피부양자 인정 등
신건 6건 등 총 17건 전합서 다뤄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인 지난해 7월 이뤄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위해 대법관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에 착석해 있다. 대법원 제공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대법관들이 모두(법원행정처장 제외)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전합) 심리가 21일 열린다.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소송 등 총 17건이 심리 대상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21일 전합 심리 일정을 예고했다. 전합은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 소부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갈리는 사건,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는 사건 등을 심리한다. 전합에는 대법원장을 포함한 14명의 대법관 중, 사법행정을 관장하는 행정처장(재판에 관여하지 않음)만 뺀 13명의 대법관이 모두 참여한다.

지난해 12월 조 대법원장 취임 후 대법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합 심리는 처음이다. 1·2월 두 차례 전합 심리가 있었지만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퇴임한 상태였다. 이후 이달 4일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대법관 정원이 모두 채워졌다. '완전체' 전합은 김명수 대법원장 퇴임 전 이후로 7개월 만이다.

21일 전합 심리에선 다뤄질 사건은 새로 접수된 사건 7건과 기존 진행 중이던 사건 11건 등이다. 새로 회부된 사건 중 동성 커플인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이 눈길을 끈다. 앞선 항소심에선 사실상 사실혼 관계인 동성 커플에게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론을 냈다. 동성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한국에서 동성 결합 상대에게 부부와 같은 사회보장 권리를 인정한 첫 판단이었다.

또 바닥 면적 합계가 일정 수준 이하인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 지체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 의무를 면제해주는 시행령이 차별에 해당한다고 낸 소송도 새롭게 논의된다. 해당 규정은 1998년 제정된 이후 2022년까지 개정되지 않았는데, 이에 따라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이 보장한 접근권이 무의지해졌다는 취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던 2021년 1인 시위만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낸 강원 원주시를 상대로 공공운수 사회서비스노조가 주장한 재량권 일탈에 대한 사건 등도 심리 대상이다.

이밖에 코로나19 당시 방역당국의 집합금지 처분이 적법했는지 등 전합에서 논의돼 오던 사건들도 다뤄진다. 2020년 8월 정부의 금지 명령을 어기고 6차례 대면 예배를 강행하다 벌금형을 선고 받은 광주 안디옥교회가 광주시를 상대로 낸 집합금지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심리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