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살인 '데이트폭력' 지칭한 이재명…손배소 2심서도 유족 패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카의 살인을 데이트폭력으로 표현했다며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심도 1심에 이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3부(이상아 송영환 김동현 부장판사)는 12일 이 대표 조카 김모씨에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 유족 A씨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구체적인 선고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2006년 4월 교제하던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자 여성과 그의 모친을 흉기로 살해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사건에서 이 대표는 피고인이자 조카인 김씨의 변호를 맡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논란이 되자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 일가 중 일인(한 명)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유족 A씨 측은 "이 대표가 조카의 일가족 연쇄살인 사건이라는 천인공노할 반인륜적 범죄를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해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며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그러나 지난해 1월 "데이트폭력이라는 용어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특성을 근거로 해 범죄유형을 구분하는 용어"라며 "(해당 표현이) 조카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축소·왜곡해 허위사실을 적시하거나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 감정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