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뒷문은 카타르 월드컵…황선홍 고민의 흔적 보인다

박효재 기자 2024. 3. 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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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발표한 새 대표팀 명단에서 그의 고민이 엿보인다. 황 감독은 직전 주요 대회인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멤버에서 많이 달라진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원, 수비진에는 각각 항저우 아시안게임, 카타르 월드컵에서 봤던 낯익은 얼굴도 보인다.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지역 예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수단에 연속성을 가져가면서 어떻게든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우선 선수단 대폭 물갈이는 최근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선수들을 제외한 결과다.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때부터 잦은 수비 실책, 부족한 탈압박 능력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왼쪽 풀백 이기제(수원),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알아인)가 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센터백 정승현(알와슬), 공격수 오현규(셀틱) 등 아시안컵 멤버에서 총 12명이 제외됐다.

황 감독은 11일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K리그를 유심히 관찰했다고 밝히면서 “대표팀은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로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사령탑 체제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새 얼굴 9명을 뽑았다. 다만 대부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2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이미 대표팀 승선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꾸렸다.

지난해 9월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바레인의 경기. 백승호가 팀 두번째 골을 넣고 동료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지션별로 보면 중원에는 이번에 새로 뽑힌 정호연(광주), 백승호(버밍엄)를 비롯해 박진섭(전북)까지 항저우 아시안게임 멤버가 다수 포진됐다. 황 감독은 이들과 함께 금메달을 일군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백승호는 주장을 맡아 공수 연결고리 임무를 잘 수행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진섭은 와일드카드(만 24세 초과)로 뽑히며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호연은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작전수행 능력으로 황선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들은 서로 손발을 맞춰봤고, 황 감독의 의중을 잘 아는 만큼 새 중원 조합의 키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 감독은 3선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붙박이 주전 황인범(즈베즈다)의 짝으로 누가 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박용우의 빈 자리를 메울 후보로는 백승호, 박진섭 등이 거론된다. 백승호는 패스 능력이, 박진섭은 뛰어난 수비력에 센터백까지 설 수 있는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2023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는 권경원(왼쪽). 연합뉴스



수비진 새 얼굴에는 센터백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오른쪽 풀백 김문환(알두하일) 등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이 다수 뽑혔다. 이들은 후방에서부터 세밀한 패스게임으로 풀어 나오는 플레이를 강조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 밑에서 조직력을 다졌고, 16강 진출 성과를 냈다. 당장 오는 21일 태국과의 홈 경기를 치러야 해 준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손발을 맞춰봤고,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로 수비진을 꾸려 안정감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합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포지션은 공격진이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던 조규성(미트윌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울산)로 꾸렸다. 황의조(알란야스포르)는 불법촬영 혐의에 따른 대표팀 잠정 배제 조치로 쓸 수 없고, 아시안컵 멤버 오현규는 소속팀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뽑을 수 있는 자원 자체가 부족했다. 황 감독은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설 수도 있는 2선 자원 이승우(수원FC)는 조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아쉽게 발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울산 주민규. 프로축구연맹 제공



황 감독은 최전방 원톱에 윙어가 측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성과 주민규가 선발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조규성은 뛰어난 체격 조건을 앞세운 제공권에서 우위,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강한 전방압박과 수비 가담이 장점으로 꼽힌다. 골 결정력에서는 주민규가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주민규는 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에서만 56골을 몰아넣었고, 2021시즌과 2023시즌 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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