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발은 뗐지만 "공간·인력부족에 결국 교사가 땜질" 비판도

유효송 기자 2024. 3. 12. 14: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4일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최대 오전 7시부터 오후8시까지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인력과 공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1학기부터 모든 학교가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수인계 차원에서 방과 후와 돌봄에서 (교사 역할이) 어느 정도 기존과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전남지역은 센터 공무원을 (늘봄에) 전담시키는 방식으로 인력이 구해질 때까지 대응하기도 하는 등 전담 인력 없이 운영하는 학교는 현재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학기 늘봄학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배훈식

"새 학기가 임박해 긴급하게 담당자를 배정하고 교실도 부족해 1학년 교실을 빌려줘야 합니다. 교육청에서 '컨설팅'을 나와 운영방식을 학교 사정에 맞지 않게 수정하고 신청도 다시 받으면서 학부모는 물론 학교도 모두 우왕좌왕입니다"

지난 4일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최대 오전 7시부터 오후8시까지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인력과 공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다. 일단 교육부는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인수인계를 위해서라도 교사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도 이번 주중으로 관련 현황을 발표하면서 추가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늘봄학교를 운영 중인 2741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611개 초등학교(응답학교 기준)에서 늘봄 프로그램 강사와 행정 업무 담당자 모두 '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프로그램 강사 중 53.7%가 교원으로 집계된 것. 정부는 전담인력을 채용하기 전 1학기까지 정원외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 늘봄 행정 업무를 맡기겠다고 했지만, 기간제 교사가 없는 경우 기존 교원도 업무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응답 사례 가운데 교감과 정교사, 기간제 교사 등 교원에게 늘봄 행정 업무를 부과한 학교가 89.2%에 달했다. 특히 도서·벽지 소재 학교가 많은 지역일수록 강사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늘봄 운영에 교사가 투입되는 파행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기간제교사를 투입했지만, 현재 통계에서는 혼재돼 있어 실제 교사의 행정업무는 경감됐을 것이란 게 교육부 측의 해명이다. 채용된 기간제 교사의 경우도 대체로 고연령인 탓에 기존 교사가 그대로 하고 있거나, 과중한 업무로 기간제 교사가 개학 직후 그만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 부족 문제도 드러났다. 1학년 교실을 늘봄교실로 사용하면서 정작 해당 학급 학생에 대한 방과 후 보충 지도를 하기 어렵다는게 현장의 호소다. 전교조 관계자는 "학교에 모든 책임과 업무를 떠넘기는 늘봄학교는 돌봄의 공공성도, 교육의 질도 담보할 수 없는 정책"이라며 "정부가 돌봄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미 존재하는 지방자치단체 돌봄 기관들과 학교 돌봄을 연계할 방안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1학기에는 기간제 교원 2250명, 2학기에는 늘봄실무직원을 배치해 기존에 교사가 맡았던 방과 후, 돌봄 업무 등을 단계적으로 이관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같은 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학교에 늘봄학교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을 구축하고, 학생 수가 많은 큰 학교에 지방공무원을 늘봄지원실장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학기부터 모든 학교가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수인계 차원에서 방과 후와 돌봄에서 (교사 역할이) 어느 정도 기존과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전남지역은 센터 공무원을 (늘봄에) 전담시키는 방식으로 인력이 구해질 때까지 대응하기도 하는 등 전담 인력 없이 운영하는 학교는 현재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날 늘봄학교 관련 공식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담인력 투입 정도와 프로그램 강사로 어떤 사람들이 배정 됐는지 등을 모두 담아 발표할 것"이라며 "기간제교사를 2250명 채용하기로 했는데 전국 95% 이상의 학교에 기간제 교원이 투입된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