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음으로 비싸다”… 고급주택도 ‘악성 미분양’ 쌓이는 제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 때 세컨드하우스 붐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제주도 부동산 침체는 우선 일자리가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이 주 원인"이라며 "관광 인프라가 늘어 일자리가 증가하고 사람이 몰려야하는데, 한 때 인구 증가율이 높았던 지역으로 분양가 등도 같이 올랐지만 지금은 침체돼 있어 당분간 미분양 해소 등이 쉽지 않아 보이고, 제주 제2공항 건설 등 큰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부동산 시장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낙찰가율 크게 떨어져… 외지인 거래 감소 탓
아파트도 분양가 높아 마이너스 피·미분양 수두룩
한 때 세컨드하우스 붐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높은 분양가와 외지인 수요 감소, 고금리 영향 등이 원인이다. 숙박시설로 지어진 고가의 주택 등 건물들도 경매 시장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낮은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
12일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에서 낙찰가가 가장 높은 경매 물건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숙박시설로 151억원에 낙찰됐다. 토지 5283㎡, 건물 3388㎡ 규모의 이 건물은 감정가 240억1000만원의 62.9% 수준에서 낙찰됐다.
현재 제주 지역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 낙찰가율은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의 비율을 뜻하는데,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6.6%를 보인 반면 제주는 51.8%로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제주 지역의 규모가 큰 주택들은 주로 세컨드하우스나 숙박시설 등으로 사용된다. 이런 고급주택 수요는 외지인이 뒷받침해 주는데, 이들의 거래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제주도가 집계한 ‘2023년 제주 주택 관련 통계 및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 주소를 둔 외지인이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1498건으로, 2022년 2286건에 비해 34.5% 감소했다. 제주지역 전체 주택 매입 거래 중 외지인 비중도 2022년 27.1%에서 2023년 22.4%로 줄어든 상황이다. 아파트만 놓고 봤을 때 지난해 외지인의 제주 아파트 거래량은 189건을 기록했다. 이는 299건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36.8% 감소한 수치다.
제주 주택에 대한 외지인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도 쌓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분양은 2499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 쌓였던 1676가구보다 1.5배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도 1059가구에 달한다.
제주 부동산 시장의 침체 이유로는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지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780만1000원으로, 전국 평균인 526만1000원보다 48% 비싸다. 평(3.3㎡)으로 환산하면 2574만원으로 전년보다 12.2% 증가했다. 제주는 ‘서울 다음으로’ 평당 분양가가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런 이유로 아파트에서도 ‘마이너스 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3월 입주가 예정된 제주도 제주시 용담2동 ‘용두암 호반써밋 제주’ 전용면적 113㎡의 분양가는 10억4883만원 수준이었는데, 같은 전용면적이 9억4395만원에 매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지인 투자 감소, 관광객 감소, 금리인상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제주도 부동산 침체는 우선 일자리가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이 주 원인”이라며 “관광 인프라가 늘어 일자리가 증가하고 사람이 몰려야하는데, 한 때 인구 증가율이 높았던 지역으로 분양가 등도 같이 올랐지만 지금은 침체돼 있어 당분간 미분양 해소 등이 쉽지 않아 보이고, 제주 제2공항 건설 등 큰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부동산 시장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미분양 주택이 더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택 건설 사업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날부터 5년이 경과한 장기 미착공 사업장은 승인 취소를 검토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역대급 모금에도 수백억 원 빚… 선거 후폭풍 직면한 해리스
- 4만전자 코 앞인데... “지금이라도 트럼프 리스크 있는 종목 피하라”
- ‘정용진의 이마트 혁신’… 4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 달성했지만 매출은 감소
- 국산 배터리 심은 벤츠 전기차, 아파트 주차장서 불에 타
- [단독] 신세계, 95年 역사 본점 손본다... 식당가 대대적 리뉴얼
- [그린벨트 해제後]② 베드타운 넘어 자족기능 갖출 수 있을까... 기업유치·교통 등 난제 수두룩
- “요즘 시대에 연대보증 책임을?” 파산한 스타트업 대표 자택에 가압류 건 금융회사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