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애국주의 '우려'…中생수업체 농푸산위안, '친일' 몰려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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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생수 생산업체인 농푸산취안이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들의 공격과 불매운동에 직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이에 농푸산취안은 중국의 전통 사원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창작물을 생수병 등의 포장에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중국 애국주의 성향의 네티즌은 농푸산취안을 '친일 기업'으로 규정하며 공격하고 있다.
사실 중국 내에서 기업들을 겨냥한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의 낙인찍기 공격과 불매운동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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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원 디자인 창작물" 해명 안통해…中 당국 애국주의 교육 강화가 문제 지적 나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최대 생수 생산업체인 농푸산취안이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들의 공격과 불매운동에 직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농푸산위안의 제품 포장지에 일본 사원 그림이 사용됐으며, 심지어 일부 A급 전범도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의 정문 모양과도 유사하다는 내용이 비판의 골자다.
농푸산취안 생수병의 빨간 색 둥근 병뚜껑이 흰 종이에 붙어 있으면 일본의 국기를 상징한다는 비난도 있다.
이에 농푸산취안은 중국의 전통 사원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창작물을 생수병 등의 포장에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중국 애국주의 성향의 네티즌은 농푸산취안을 '친일 기업'으로 규정하며 공격하고 있다.
중국 내 온라인에선 농푸산취안 생수를 화장실 변기에 쏟아붓거나 뜯지 않은 생수병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영상이 떠도는가 하면 불매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중국 장쑤성의 세븐일레븐 편의점들이 농푸산취안 생수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별세한 쭝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에 대해 '실용적이고 애국적' 인물이라는 칭송이 쏟아진 반면 경쟁기업인 농푸산취안의 창업자 중산산에 대해선 '은혜를 모르고 돈만 아는 장사치'라는 비난이 있고 나서 '농푸산취안=친일기업' 논란으로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중산산의 아들 중수쯔가 미국 여권 소지자라는 점도 부각하고 있다
일본 유력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네티즌의 공격과 불매운동으로 농푸산취안의 지난주 주가가 지난 1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100대 부자 목록에서 자산이 601억달러(약 78조7천억원)로 추정돼 1위에 오른 중산산 농푸산위안 창업자를 질시한 공격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 중국 내에서 기업들을 겨냥한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의 낙인찍기 공격과 불매운동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중국과 정치·경제·외교적 마찰을 빚는 대상 국가의 기업들이 주로 대상이 되는가 하면 애국주의 시각에서 벗어났다고 여겨지는 중국 기업들도 가차 없이 공격당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
중국 내에서 수년 전에 프랑스의 대형유통업체 까르푸가 불매운동으로 시달렸고, 월마트를 포함한 미국의 대형기업들도 공격받기도 했다. 한국 기업 역시 중국 네티즌의 단골 불매운동 공격 대상이다.
이런 행태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작년 10월 20∼24일 열린 6차 회의에서 애국주의 교육법을 채택하는 등 당국이 학교, 공직사회, 기업, 종교단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애국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중국 안팎에서 공산당에 반대하는 정치적 의견을 억누르는 걸 목표로 삼은 애국주의 교육 강화가 중국 내에 배타적인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5.5% 안팎 성장 목표치를 내놓고 민간 기업의 활동 여건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상황에서 이런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의 행태는 정말 우려되는 일이라고 짚었다.
저장성 원저우의 중소기업대표 협회장인 저우더원은 SCMP에 "중국 내 애국주의가 민간 기업들에는 장애물"이라면서 "애국주의라는 이름으로 기업을 공격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상하이재경대의 우팡 경영학과 교수도 "애국주의가 팽배할 때는 국적이나 개인의 신념 등이 과장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런 시기에는 여론으로부터 조명받는 걸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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