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지 3일만에 생매장…비정한 엄마 항소심도 징역 3년6개월

전남경찰청이 지난해 7월 11일 A씨가 암매장 했다고 주장한 영아의 시신을 발굴하기 위해 전남 광양시 한 야산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전남경찰청

태어난 지 3일 된 아들을 산채로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30대 미혼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A씨(36)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29세이던 2017년 10월 27일 전남 목포시 한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아들을 사흘 뒤 광양시에 있는 친정집 근처 야산에 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지자체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는 당초 "화장실에 다녀오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묻어도 되겠다고 생각해 매장했다"고 했다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묻었다"고 자백했다.

A씨는 미혼모 상태로 출산한 뒤 양육에 부담을 느끼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지목한 매장 추정 장소인 야산 일대에서 수색에 나섰지만, 영아 시신은 찾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모로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으면서도 입양 등 다른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하지 않고, 생후 3일밖에 되지 않은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과 원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으로 제대로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현재 어린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점,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도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