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빵 팔아 모은 꼬깃한 지폐 가득…10년째 소방서 기부

고경주 기자 2024. 3. 12. 14: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0일 저녁 강원 원주소방서에 기름때가 잔뜩 묻은 상자 하나가 도착했다.

이후 실제로 해마다 봄이 시작될 무렵이면 이 여성은 직접 쓴 편지 등과 함께 돈 상자를 원주소방서에 전달했고 올해로 10년째다.

원주소방서는 이 기부금을 화재 구조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와 순직·공상자 특별위로금, 사회취약계층 소방시설 보급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년째 원주소방서에 돈상자 전달
올해 400만원 등 3200만원 기부
2018년 ‘풀빵천사’가 원주소방서에 기부한 현금과 편지. 편지에는 ‘이 나라를 지키는 당신들을 기억합니다’라고 적혀있다. ‘풀빵천사’는 올해로 10년째 해마다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지난 10일 저녁 강원 원주소방서에 기름때가 잔뜩 묻은 상자 하나가 도착했다. 한 중년 여성이 화재 출동 뒤 소방서로 돌아온 대원에게 전달한 상자에는 꼬깃꼬깃한 1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 등 지폐와 동전들이 가득 차 있었다. 돈은 모두 399만100원에 이르렀다. 특히 상자에는 ‘항상 불 속으로 뛰어드시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소방관을 응원하는 손글씨도 빼곡히 적혀 있었다.

지난 10일 ‘풀빵천사’가 강원 원주소방서에 전달한 돈 상자의 겉면. 소방관을 응원하는 손글씨가 잔뜩 적혀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이른바 ‘풀빵천사’가 올해도 원주소방서를 찾아왔다. 원주소방서에 처음 돈 상자가 배달된 것은 2015년 3월. 풀빵 한 봉지와 함께 259만원이 든 돈 상자를 기부했던 여성은 당시 “매년 기부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실제로 해마다 봄이 시작될 무렵이면 이 여성은 직접 쓴 편지 등과 함께 돈 상자를 원주소방서에 전달했고 올해로 10년째다. 앞서 원주소방서 소방관들은 수소문 끝에 이 여성이 원주에서 풀빵과 호떡 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따라 그를 ‘풀빵천사’로만 부르고 있다. 그동안 그가 원주소방서에 기부한 돈은 3200만원에 달한다.

지난 10일 ‘풀빵천사’가 강원 원주소방서에 전달한 상자 안에 지폐와 동전이 가득 들어있다. 돈은 모두 339만100원에 달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절한 ‘풀빵천사’는 올해로 10년째 원주소방서에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원주소방서는 이 기부금을 화재 구조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와 순직·공상자 특별위로금, 사회취약계층 소방시설 보급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강우 원주소방서장은 “풀빵 천사께서 10년째 보내주고 계신 격려와 응원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