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87 비행중 곤두박질 50명 부상... “사람들 날아다녔다”

이혜진 기자 2024. 3. 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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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던 보잉 787기가 비행 중 기술적 문제로 급강하하면서 약 5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사고 직후 다친 승객과 엉망이 된 기내 모습. /엑스(트위터)

호주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던 보잉 787기가 비행 중 기술적 문제로 급강하하면서 승객과 승무원 약 50명이 부상을 입었다.

11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던 칠레 항공사 라탐항공 LA800편이 일시적으로 급강하했다. 이 여객기에는 승객 263명과 승무원 9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최소 5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응급치료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1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비행기는 예정대로 현지 시각 11일 오후 4시 26분에 오클랜드에 착륙했다.

사건은 도착 시각을 1시간쯤 남기고 발생했다고 한다. 승객에 따르면 비행 경로의 3분의 2 지점에서 급강하가 일어났으며 사고 직전 난기류도 없었다고 한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들은 날아올라 천장에 부딪혔고, 뼈가 부러지거나 목과 머리에 부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다. 기내 천장 패널 일부가 깨지기도 했다.

현지 언론인 뉴질랜드헤럴드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사건 이후 여러 명의 괴로워하는 승객들이 머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승객 발렌티나는 CNN에 “비행기가 멈춘 것처럼 느껴졌으며 사람들이 날아다녔다”며 “사람들이 날아가서 비행기 천장에 부딪혔다. 다시 비행기를 타는 것이 매우 무서웠다”고 했다. 그는 경미한 부상으로 착륙 직후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한 승객은 뉴질랜드헤럴드에 “비행기가 몇 초 동안 급격하게 급강하했고 약 30명 정도가 천장에 세게 부딪혔다”며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비행기에 적포도주가 튀었는지, 피가 튀었는지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또 “비행이 끝날 때까지 우리 중 누구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저는 모두를 침착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기장으로부터 어떤 발표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급강하 사고 후 통로에 쓰러진 승객의 모습. /엑스

라탐항공 측은 비행 중 발생한 기술적 문제로 인해 ‘강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밝혔다. 라탐항공 대변인은 “이번 상황으로 인해 승객들에게 불편함과 불쾌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이 유감을 표하며, 운영 표준을 준수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한다”고 했다.

뉴질랜드 교통사고 조사위원회(TAIC)는 “칠레 민간 항공 당국이 조사를 시작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건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칠레 민간항공국(DGAC)은 TAIC에 지원을 요청했다. TAIC는 “조종석 음성 및 비행 데이터 녹음기를 압수하는 것을 포함하여 조사와 관련된 증거를 수집하는 중”이라고 했다.

해당 비행기는 8년된 보잉 787-9 드림라이너로 알려졌다. 보잉사는 “우리는 고객과 연락 중이며 요청에 따라 조사 관련 활동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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