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히틀러 좋게 평가했다”…전 참모들이 전한 트럼프의 ‘독재자 사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독일 나치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 “좋은 일을 했다”고 평가하는 등 전 세계 독재자를 칭찬하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11일(현지시간) 나왔다.

미 CNN 앵커인 짐 슈터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을 인터뷰한 자신의 책 출간에 앞서 관련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4성 장군 출신인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는 좋은 일도 조금 했다”며 경제 재건을 사례로 꼽았다. 이에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히틀러가 재건된 경제로 무엇을 했는가. 그 사람에 대해선 좋은 말을 절대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홀로코스트를 무시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지만, 유럽 전장에서 희생된 40만명의 미군도 어떻게 무시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 히틀러가 나치 고위 간부들을 장악했다는 점에도 존경을 표했다고 주장하며 “그는 그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회고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 외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재임 시절) 그는 독재자 같은 권한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존 볼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거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사람들을 감옥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다만 볼턴 전 보좌관은 “그는 터프가이가 아니라 사실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등 외교·안보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요점은 그가 나토가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며 “그는 한국과 일본에 군대를 두는 것에도 반대했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 또한 “나토는 진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