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수료 정산" 불법 도박사이트 가담한 중학생들

유튜브 통해 회원 유치하며 총책 역할
약 3개월 동안 500여 명 가입 유도
회원이 잃은 금액의 30% 수수료 챙겨

[의정부=뉴시스] 송주현 기자 = 두바이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운영된 5000억 원 규모 불법 도박사이트의 회원을 모집하는 총책으로 중학생들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지역 한 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생 A군은 지난 8월 유튜브 등을 통해 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알게 됐다.

스포츠 중계 등을 하는 유튜브 등에는 실시간 채팅방에 수시로 도박사이트 URL주소 등을 광고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A군은 자신이 알게 된 한 도박사이트에 회원을 유치하고 해당 회원이 배팅하는 총 금액의 3% 또는 잃은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 등 총판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A군의 친구 2명도 하위 총판으로 들어와 A군과 함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중·고교생 9명이 이들이 광고하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가입해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3개월가량 총판과 부총판 역할을 하며 500여 명의 회원을 모집한 A군 등은 1인당 200여만 원 규모로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B씨는 A군 등이 유료 텔레그램방에서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당 텔레그램방에서 요구하는 가입비를 대납해 주며 지원하는 등 작정하고 청소년들을 이용했다.

B씨는 청소년들ㅇ을 성인에 비해 적은 액수의 돈으로도 총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점을 노렸다.

적은 돈으로 도박을 시작하게 된 일부 청소년들에게 회원을 모집할 경우 일주일 단위로 수수료 등을 정산해 주며 쉽게 돈맛을 보게했다.

이들 청소년이 다른 청소년을 도박에 끌어들여 수수료를 받고, 회원이 됐던 청소년은 또다시 그 하부 총판이 돼 다른 친구와 청소년들을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1대는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총책인 40대 B씨 등 35명을 검거해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 도박행위 또는 총판에 가담한 A군 등 중·고교생 12명에 대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을 통해 선도활동을 병행하고 단순 도박행위자 청소년들에 대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을 연계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사이트에 쉽게 노출돼 접근이 가능한 환경"이라며 "청소년들을 도박의 유혹에 빠트리는 사이트 운영자를 비롯해 범죄행위에 가담한 조력자들까지 추적 및 검거하고 강력하게 처벌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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