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사상 최초' 韓 MLB 개막전 선발 투수 전격 발표 '日 대표하는 에이스 2명 모두 서울시리즈 출전 확정'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2일(한국시간) "오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로 LA 다저스의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다르빗슈 유가 출격한다"고 밝혔다. 이어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LA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조 머스그로브가 각각 선발 중책을 맡는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오는 14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시범경기를 소화한 뒤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 15일에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16일 휴식 후 17일과 18일에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한국 야구 대표팀 '팀 코리아'와 LG 트윈스,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와 각각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19일 휴식을 취한 뒤 20일과 21일 개막 2연전에 임할 예정이다.
이들 중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투수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야마모토다. 야마모토는 일본이 자랑하는 최고의 선발 중 한 명이다. 지난해 12월 LA 다저스는 야마모토와 계약기간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한화 약 423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야마모토 영입에 앞서 오타니 쇼헤이 영입에 7억 달러를 투자한 다저스가 일본인 투수 2명을 영입하는 데 있어서 무려 10억 2500만 달러(약 1조 3343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은 것.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금액이자 역대 최장기간 계약이라는 새 역사를 쓴 주인공이 됐다. 종전 투수 최고액 계약은 게릿 콜이 뉴욕 양키스와 2020년 체결한 9년 3억 2400만 달러(약 4222억 원)였다. 또 투수 최장기 계약 기록은 웨인 갈랜드가 197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맺은 10년이었는데, 야마모토가 갈아치웠다.
다만 최근 시범경기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9일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첫 시범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두 번째 등판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바로 지난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캑터스리그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린 것. 야마모토의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에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7탈삼진 5실점(5자책) 3볼넷 피안타율 0.35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00이 됐다. 평균자책점은 9.00. 두 번째 등판에서 최고 구속은 96마일(약 154.5㎞)까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경기 후 "볼을 계속해서 던지거나, 볼넷을 허용하는 등 좋은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개막전을 앞두고 여러가지를 시도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감각적인 측면 등에서 좋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마모토는 "세트 포지션 때 타이밍이 잘 맞지 않은 적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풀카운트는 이 부분을 '야마모토의 과제'라고 표현했다. 야마모토 역시 투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시범경기에서 사실상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실전 개막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1차전 선발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일본을 대표하는 베테랑 다르빗슈다. 'MLB 12년차' 다르빗슈는 이미 개막전 선발 중책을 두 차례 맡은 바 있다. 2021시즌과 2022시즌에 이어 세 번째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던 시절, 2017시즌까지 포함하면 총 4번째다. 다르빗슈는 2022시즌 16승 8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맹활약한 뒤 2023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6년 1억 800만 달러(한화 약 1434억원)라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 당시 나이가 적지 않은 다르빗슈에게 장기 계약을 안긴 샌디에이고를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 다르빗슈가 지난해 8승 10패 평균자책점 4.56으로 흔들렸다. 지난해 9월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다르빗슈는 이번 개막전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려 한다. 다르빗슈는 빅리그 통산 266경기에 등판해 103승 85패 1929탈삼진,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 중이다. 아시아 투수로는 박찬호(124승), 노모 히데오(123승)에 이어 최다승 3위에 올라 있다. 다르빗슈가 한국에서 투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르빗슈는 "개막전 선발을 맡게 돼 영광이다. 과거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내게 있어서 의미가 크고 특별한 개막전"이라고 말했다.
MLB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2023년부터 해외에서 치르는 경기에 관해 '메이저리그 월드투어'라는 공식 브랜드를 만들었다.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지난해 7월 "2024년 MLB 정규시즌 동안 미국과 캐나다를 벗어나 한국 등 4개국에서 MLB 월드투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무엇보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는 한국과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미 이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입장권 부탁 요청도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앞서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개막전 인기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면서 "다르빗슈한테 표 요청이 쇄도 중"이라 전했다. 하지만 엄청난 인기로 인해 표를 구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다르빗슈는 서울 시리즈 일정 확정 소식을 언급하면서 "경기장(서울 고척스카이돔)의 규모가 작아 표를 구하기 어려운 것 같다. 티켓을 부탁하는 연락이 오고 있다"고 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두 팀 모두 동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점도 흥행에 있어서 호재라 할 수 있다. 다저스의 경우 박찬호(1994~2001, 2008년)와 류현진(2013~2019년), 최희섭(2004~2005년), 서재응(2006년) 등 한국 선수와 노모 히데오(1995~1998년, 2002~2004년), 이시이 가즈히사(2002~2004년), 사이토 다카시(2006~2008년), 구로다 히로키(2008~2011년), 마에다 겐타(2016~2019년), 다르빗슈 유(2017년) 등 일본 선수들이 대거 활약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 역시 박찬호(2005~2006년)와 오츠카 아키노리(2004~2005년)가 과거에 뛰었으며, 지난해에는 김하성과 최지만, 다르빗슈가 각각 한솥밥을 먹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김하성과 고우석을 비롯해 다르빗슈, 그리고 마쓰이 유키가 모두 함께 뛰고 있다. 이에 맞서 LA 다저스는 '일본인 듀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각각 버티고 있다. 결국 샌디에이고에 한국인과 일본인이 총 4명, LA 다저스에는 2명이 각각 뛰고있는 셈이다.
2024 MLB 월드투어 이벤트는 서울 개막전뿐만 아니라 2023년 MLB 정규시즌 경기를 개최했던 멕시코시티와 런던에서도 또 경기를 치른다. 오는 4월 27~28일 멕시코시티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콜로라도 로키스가 2경기를 벌이며, 6월 8~9일 뉴욕 메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가 영국 런던에서 펼쳐진다. 이보다 앞서 3월 9~10일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템파베이 레이스가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스프링 트레이닝 연습경기를 치렀다. MLB 월드투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선수들을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팬들에게 직접 선보이는프로그램으로 2023년부터 2026년 시즌까지 아시아, 멕시코, 중남미와 유럽에서 최대 24번의 정규시즌 경기와 16번의 이벤트 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MLB는 2024년 여러 국가에서 열리게 되는 국제 경기들을 준비하면서 몹시 설렌다"며 "최근 이러한 우리의 노력들로 전세계적으로 야구에 대한 강한 열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토대 위에서 멕시코시티와 런던에서 2023년에 이어 또 다시 개최되는 2024 정규시즌 경기와 더불어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또 MLB 팀들이 3월 도미니카공화국 산토 도밍고를 방문하여 스프링 트레이닝 연습 경기를 진행하는 것을 매우 축하한다. 이 4개 국가의 MLB 팬들이 직접 눈앞에서 MLB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전은 3월 29일 미국 15개 구장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이정후의 소속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김하성,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원정 3연전에 임한다. 또 배지환이 뛰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3연전을 벌인다. 최지만의 뉴욕 메츠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에서 격돌한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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