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복숭아, 귤, 토마토까지 ”고르긴 커녕, 지갑 열기가” 어느 정도길래?.. 과일·물가 격차 40년 만 최고인데 “기약 없다고?”
가격 강세, 앞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
다음 달까지 할인 지원 등 434억 투입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가격에 과일값을 보는게 겁날 정도입니다. 고르는 건 고사하고 과일 하나 집어들면서 걱정을 먼저 해야할 수준으로, 물가가 올라버린 탓입니다.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과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 간의 격차가 역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뜩이나 소비자물가지수가 모처럼 2% 안정선을 유지하나 했던게 3%대 재진입하면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과실 물가지수가 40%를 웃돌아 둘 간의 격차가 37.5%를 기록했습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로, 그만큼 다른 품목에 비해 사과 등을 주축으로 한 과일 물가 부담이 컸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정부가 납품단가 인하 등 대책을 서두르고 나섰지만, 물가 잡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라 가계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라 과일값 폭등세에 밥상 물가 걱정으로 가계 한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과실 물가 지수는 162.91(2020년=100)로 지난해 2월보다 40.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였던 만큼 양 측 간 격차는 37.5%포인트(p)에 달했습니다.
지역으로 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제주만 봐도, 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로 1년 전보다 2.4% 올랐습니다.
반면 신선과실지수는 114.99로, 1년 전보다 40.8% 급등했습니다. 과실 물가와 소비자물가 간 상승률 격차는 38.4%p로 전국 수준을 웃돌았을 정도입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2020년 10월(44.5%)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특히 사과가 1년 전보다 89.8% 가장 많이 올랐고, 배(76.9%), 귤(51.7%), 딸기(22.1%) 등이 크게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두 물가 상승률 간의 격차는 역대 가장 컸습니다. 과실 물가 상승률(40.6%)이 1991년 9월(43.7%)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로 1999년 3월(77.6%), 지난해 10월(74.7%)에 이어 역대 3번째 70%를 웃돌았습니다. 사과 상승률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간 격차는 67.8%p로 역대 3번째 컸습니다.
여기에 귤값은 무려 상승 폭이 80%에 육박해(78.1%) 2017년 9월(83.9%)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복숭아도 마찬가지, 물가 상승률이 63.2%로 1976년 7월 기록한 기존 최고치(61.2%)를 넘어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격차도 60.1%p 역대 가장 컸습니다.
배도 1999년 9월(65.5%) 이후 24년 5개월 만의 최고로 많이 올라 61.1%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는 1999년 9월(64.7%p) 이후 가장 컸습니다. 마찬가지 감(55.9%) 참외(37.4%) 등 안 오른게 없이 대부분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하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가격 오름세는 사과의 경우를 볼 때, 이상 기온 등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고, 상대적으로 대체 관계인 다른 과일 가격이 덩달아 오른 데서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또 당분간 이같은 과일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데 있습니다.
사과는 마땅한 대체 상품이 없는 데다 수입이 어려워 당분간 가격 부담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일각에선 수입을 서두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검역 절차를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자칫 성급하게 수입에 나서 병해충이 유입되면 생산이 줄고 방제비용 투입으로 가격이 더 올라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까지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미 농식품부는 올해 설 연휴를 전후해 성수품 물가 안정을 위해 690억 원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4월까지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에 모두 434억 원을 투입할 방침입니다.
다만, 올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은 1,080억 원으로 다음 달까지 920억 원을 써버릴 경우엔 상반기 예산이 바닥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제기됩니다.
관련해 농식품부는 할인 지원과 함께 할당관세 등을 통해 수입 과일 공급을 늘려 수요를 분산시킬 예정으로, 참외나 수박 등 대체 과채류가 공급되면 사과·배 수요가 분산돼 가격 하락을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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