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어제 전공의와 비공개 만남..오늘 응급의료진 간담회"
의료기관 설립 시 전공의를 전문의의 ½로 산정
조규홍 복지부 장관, 전날 전공의와 비공개 만남
박민수 2차관 오늘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과 간담회
[파이낸셜뉴스]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의사들의 강대강 대치가 4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의료계와 소통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전공의와 비공개 만남을 가졌고, 이날 오후에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과 간담회를 갖는다.
박 차관은 1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더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의료 인력 공백을 완화하기 위해 군의관, 공보의 등 추가 인력을 투입하며 비상진료 대책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20개 의료기관으로 파견된 군의관과 공보의는 오늘까지 병원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마치고 내일부터 본격 근무에 들어간다. 정부는 현장 상황을 보며, 군의관과 공보의를 추가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병원 간 진료협력도 강화한다. 병원 내 진료협력센터의 인력 운영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병원 간 환자 의뢰와 회송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으며 중증, 응급 심뇌혈관 질환 환자에 대한 병원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월부터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진료협력 네트워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전문의 명단을 확정했다.
아울러 정부는 오늘부터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한다.
박 차관은 "병원으로 복귀할 의향이 있음에도 유·무형의 불이익을 우려해 복귀하지 못하고 있거나, 현장을 지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공의들은 보호·신고센터로 연락달라"라며 "복귀를 희망하거나 현장에 남아있는 전공의들이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 사후 관리를 병행해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의료 공백은 그동안 전공의에게 지나치게 의존해 온 왜곡된 의료체계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약 40%로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전공의가 10% 내외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정상적인 구조"라며 "그동안 수련생인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해 온 병원 운영 구조를 이번 기회에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학병원의 인력구조를 ‘전문의 중심’으로 바꿔 수련생인 전공의를 제대로 수련하고, 환자에게는 전문의 중심의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박 차관은 "의료기관 설립시 의사 배치기준을 개정해 전공의를 전문의의 2분의 1로 산정하는 등 전문의를 보다 많이 고용하고 대학병원의 좋은 전문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현재 1700명 규모의 국립대병원 전임교수 정원을 2027년까지 1000명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의 임상, 연구, 교육이 균형적으로 발전하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원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전문의 고용을 확대하고 전공의에게 위임하는 업무를 축소하며, 인력 간 업무 분담을 지원하는 시범사업 모델을 만들어 2025년부터 국립대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적용한다. 이와 함께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병원이 전문의를 충분히 고용하고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행태와 문화를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1년 단위 단기계약 관행을 개선해 장기 고용을 보편화하고, 육아휴직과 재충전을 위한 연구년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2000명 의사 증원에 대한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차관은 "소득의 증가와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할 때 의료 수요 증가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의사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과 관련해서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려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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