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머스크 효과 본 비만약…먹는 약으로 나오자 주가 점프

안경준 2024. 3. 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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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으로 살 뺀다’…주가 이끄는 비만약 열풍
의사 설문 응답 89%, 비만치료시 약물 처방
GLP-1 체중 감량 뛰어나…위장장애 가능성도
비만이 의지가 아닌 질병이라는 인식 변화에 따라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유명 방송인 오프라윈프리·킴 카다시안 등이 비만 치료제를 투약해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먹는 비만 치료제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자 주가가 상승하며 글로벌 기업순위 1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12일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2023 비만 팩트 시트(2023 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성인의 비만과 복부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 비만 유병률은 38.4%에 달했다. 특히 체질량지수 35㎏/㎡이상으로 고도비만에 해당하는 3단계 비만 유병률이 2012년에 대비해 2021년 남성 3.5배, 여성 2.3배로 크게 증가했다. 비만 환자가 증가하면서 비만을 치료를 통해 해결하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대한비만학회가 의사 7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만 진료에 대한 인식 및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비만 치료 시 약물치료(비만치료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또한 약물치료가 비만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42%였다.

노보 노디스크의 GLP-1 계열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노보 노디스크 제공
◆당뇨병 치료제에서 비만 해결사로 떠오른 GLP-1

최근 비만 치료제에 활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 계열 약물이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방출을 증가시켜 혈당을 조절시키는 당뇨병 치료제였다. 당뇨 환자에게 처방되던 치료제가 뇌의 식욕 감소를 일으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를 변형한 GLP-1 유사체인 GLP-1 RA가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게 됐다. 이를 활용해 노보 노디스크는 1일 1회 투여해야 하는 ‘삭센다’를 개발했다. 이후 1주마다 주사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제품이 일론 머스크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위고비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의 ‘제프바운드’도 유사한 방식이다. 이들 제품이 기존 비만 치료제인 식욕억제제 등의 미미한 효능을 개선해 큰 매출을 보이자 업계에선 먹는 비만 치료제까지 개발 중이다. 주사하는 방식은 투약의 편리성이나 보관의 용이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먹는 치료제는 약의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지난 8일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아미크레틴’이 임상 1상에서 참가자들이 복용 12주 후 체중의 13.1%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가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가 덴마크 시장에서 8%가량 상승한 이유다. 아미크레틴의 임상 1상 데이터는 위고비 임상 결과인 12주 후 약 6%, 68주 후 15%의 체중 감소를 뛰어넘는 수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뛰어난 효능 보였지만…부작용 가능성 남아

다만 아직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다.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마야르 에트미넌 교수와 모히트 소디 연구원(박사과정)은 위고비 등의 비만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등과 췌장염·장폐색·위무력증 등 위장질환 사이에 강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마글루타이드 등을 처방받은 사람과 기존 인기를 끌던 비만 치료제인 ‘부프로피온-날트렉손’(콘트라브)을 처방받는 사람들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는 사람들은 콘트라브 사용자에 비해 심한 복통을 보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입원·수술이 필요한 췌장염 위험도 9.09배 높았다. 또 음식물이 소장·대장을 통과하지 못해 경련,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구토 등을 일으키는 장폐색 위험은 4.22배, 음식물이 위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해해 구토, 메스꺼움, 복통 등이 나타나는 위 무력증 위험은 3.67배 높았다. 다만 담도질환은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약물의 광범위한 사용을 고려할 때, 드물기는 하지만 체중 감량을 위해 약물 사용을 고려 중인 환자는 이러한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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