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긴 했는데.."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사발렌카 [인디언웰스]

박성진 2024. 3. 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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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그랜드슬램이었던 호주오픈 여자단식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가 2024 인디언웰스(BNP파리바오픈) 16강에 올랐다.

그 다음 대회가 이번 인디언웰스인데, 사발렌카는 본인의 첫 경기였던 2회전에서 페이튼 스턴스(미국)에 6-7(2) 6-2 7-6(6)으로 신승을 거뒀었다.

경기를 이기기는 했으나, 화끈하게 이긴다는 인상보다는 꾸역꾸역 억지로 이긴다는 인상이 강한 사발렌카의 이번 인디언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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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나 사발렌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 첫 그랜드슬램이었던 호주오픈 여자단식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가 2024 인디언웰스(BNP파리바오픈) 16강에 올랐다. 경기력은 들쭉날쭉했지만 어찌됐건 경기에서 이겼다. 하지만 1월 이후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의 사발렌카였다.

사발렌카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1번코트에서 열린 여자단식 3회전에서 엠마 라두카누(영국)를 6-3 7-5로 제압했다. 

'사발렌카스럽다'라는 표현과 정확히 부합했던 경기였다. 사발렌카의 파워는 현역 여자 선수 중 최고다. 공격 테니스가 대세인 현대 테니스에서 사발렌카의 공격력은 다른 여자 선수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강력하다. 화끈한 공격은 사발렌카의 주요 득점 공식이다. 

하지만 강한 공격은 필연적으로 잦은 실수를 동반한다. 네트에 걸리거나, 아니면 코트 밖으로 벗어나는 스트로크 실수는 사발렌카의 주요 실점 공식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사발렌카는 '모 아니면 도' 형태의 경기를 자주 보여주는 편이다. 사발렌카가 패하는 경기들에서 상대 선수들은 사발렌카의 공격을 끊임없이 견디며 사발렌카의 실수가 나올 때까지 버틴다. 사발렌카가 그 고비를 넘기면 승리하고,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경기도 그랬다. 랠리 자체가 워낙 짧았다. 사발렌카는 8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공식 집계는 없었지만 2구 만에 라두카누의 리턴 실수를 강제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리턴 상황에서도 강한 2구 리턴으로 바로 공격 주도권을 가져왔다. 사발렌카 득점의 대부분은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실수가 워낙 많았다. 라두카누의 득점은 대부분 사발렌카의 실수에서 기인했다.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결에서 사발렌카는 좌우 벗어나는 샷들과 네트를 넘기지 못하는 샷들이 많았다. 조금 더 강하고 위협적인 공격을 시도하다 나오는 범실이었다. 사발렌카의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이런 샷들도 상대 코트 안쪽으로 떨어졌으나 오늘은 그런 날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사발렌카는 이겼다. 사발렌카는 1세트에서 모든 서브 게임을 지켜냈고, 2세트 5-5 상황에서 라두카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라두카누는 듀스 상황에서 더블폴트로 어드밴티지를 내준 것이 뼈아팠다. 사발렌카는 회심의 드롭샷이 성공하며 브레이크했고, 결국 7-5로 2세트도 가져왔다.

호주오픈 우승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사발렌카는 2월 복귀전이었던 두바이듀티프리챔피언십(UAE, WTA 1000) 2회전에서 도나 베키치(크로아티아)에 7-6(5) 3-6 0-6으로 패하며 일찌감치 일정을 마친 바 있다.

그 다음 대회가 이번 인디언웰스인데, 사발렌카는 본인의 첫 경기였던 2회전에서 페이튼 스턴스(미국)에 6-7(2) 6-2 7-6(6)으로 신승을 거뒀었다. 경기를 이기기는 했으나, 화끈하게 이긴다는 인상보다는 꾸역꾸역 억지로 이긴다는 인상이 강한 사발렌카의 이번 인디언웰스다.

1년 만에 WTA 투어 대회 3회전에 올랐던 라두카누는 흔들렸던 사발렌카를 공략하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2세트 4-3으로 앞서 있던 8번째 게임에서 먼저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고도 게임을 가져 오지 못한 것과 5-5 듀스 상황에서의 더블폴트가 가장 결정적인 패인이 되고 말았다.

오랜만에 3회전에 올랐던 라두카누이지만 결과적으로 작년 인디언웰스 성적이었던 4회전(16강)보다 못한 성적을 받았다. 랭킹포인트 방어에 실패한 라두카누의 라이브랭킹은 다시 287위까지 떨어졌다(현재 250위).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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