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가 4천 원? 중국발 초저가 쇼핑앱 알리 테무 공습경보 [뉴스in뉴스]
[앵커]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제품을 싸게 사는 건 무엇보다 좋은 일입니다.
이런 심리를 파고든걸까요, 중국의 쇼핑앱 알리, 테무의 초저가 공세가 국내 유통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거 괜찮은걸까요, 박대기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는 알리나 테무 써보셨나요?
[기자]
국내서도 파는 중국산 전자제품들을 더 싸게 팔기 때문에 가끔 가서 충전기나 케이블 같은 걸 주로 삽니다.
사실 10년 전부터 중국 직구는 가능했는데 전에는 배송대행지를 통해야 했지만 지금은 마치 국내 배송처럼 중국에서 바로 물건이 와서 편합니다.
[앵커]
한국인들이 워낙 좋아해서 코리안 코너까지 따로 만들었다면서요?
[기자]
아예 한국산만 파는 K-베뉴라는 코너까지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지난주 화제가 된 CJ의 햇반을 비롯해 LG생활건강, 아모레, 롯데칠성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농심과 오뚜기의 라면과 생수도 있는데 여론을 의식해서인듯 공식 입점은 아니고 도매업체가 입점한 거라는 제조사도 있습니다.
[앵커]
중국의 쇼핑앱 성장세는 어느정도인가요?
[기자]
최근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국내에서 쓰는 쇼핑앱 사용 순위를 보니 알리 익스프레스가 2위 마찬가지로 중국 업체인 테무가 4위에 오른 것입니다.
유명 대기업인 11번가와 지마켓 등은 이미 중국업체에 밀렸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조사는 최근 접속한 사람의 숫자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매출 순위는 아닙니다.
유통업체들도 아직 실감이 날 정도로 매출 타격이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앵커]
가격이 얼마나 싼가요?
[기자]
제가 휴대용 가습기를 하나 찾아봤는데요.
알리에서 4천원에 팝니다.
쿠팡에서는 최저 15,000원 정도에 파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끼상품으로 봐도 될거 같고요.
실제로는 네이버최저가하고 별로 차이가 안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품질은 어떻습니까?
[기자]
제가 알리나 테무는 아니고 국내 플랫폼에서 중국 직구를 했는데요.
인조모피라고 옷을 샀는데 옷 재질이 먼지떨이 재질로 만들어져서 난처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알리는 워낙 싸고 장신구는 몇백 원 단위로 파니까 재미로 사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앵커]
신선식품도 판매?
[기자]
일종의 오픈마켓같은 것입니다.
신선식품은 중국에서 오는 건 아니고요.
거래 플랫폼만 알리를 이용하고 생산부터 배송은 국내에서 됩니다.
[앵커]
배송기간과 비용은?
[기자]
천차만별입니다.
빨리 오는 건 5일만에 오기도 하지만 심한 것은 한 달 이상걸리기도 합니다.
배송료는 무료이거나 몇 천원 수준입니다.
[앵커]
중국에서 오는데 어떻게 무료배송이 가능?
정부가 밀어주니까 가능?
[기자]
일각에서는 개도국에 유리한 만국우편협약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부치는 국제우편 가격이 낮은게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판매자들은 국제우편보다 B2B2C라고 불리는 방법을 쓰는데요.
컨테이너 박스 한 개를 채울 정도로 중국에서 짐을 모은 뒤에 한국으로 컨테이너를 보내서 한국 국내우편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요금을 아끼는 걸로 보입니다.
또, 공산품 제조공장은 대부분 중국에 있다보니 공장과 직거래를 해서 원가를 낮추고 그러다보니 무료배송도 가능합니다.
[앵커]
테무는 마케팅 비용으로 쓰는돈이 상상초월 이던데요?
[기자]
미국에서 가장 광고 단가가 비싼 TV방송이 풋볼 슈퍼볼입니다.
30초에 90억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올해 슈퍼볼에 테무가 이 광고를 네 번했습니다.
순식간에 360억원을 쓸 정도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런 자금력은 어디서 나오나요?
[기자]
테무 모기업은 판둬둬 라는 중국3위의 온라인 쇼핑몰인데요.
중국에서도 초저가 전략으로 1위 알리바바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한 기업입니다.
중국서 통한 전략을 미국이나 우리나라에도 쓰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테무 슬로건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 내가 백화점 VIP는 못돼도 다이소 VIP는 된다, 이런 느낌?
어떤 전략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먹혔다고 보나?
[기자]
알리와 테무는 국내에서 쿠팡이 갔던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쿠팡은 오랜기간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해서 소비자의 구매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초저가 공세를 벌이는 것도 아직은 낯선 중국앱을 쓰도록 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러다 쿠팡마저 위협하는 건 아닌가요?
[기자]
쿠팡도 바짝 긴장한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주에 CJ가 햇반을 알리에 입점시킨 것이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2년 전부터 햇반 공급가격을 놓고 쿠팡와 CJ가 다투면서 쿠팡에서 햇반이 팔리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 상황이 바뀐 것입니다.
[앵커]
소비자들은 선택지가 넓어져서 좋은데,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입점업체들 피해가 클 듯하네요?
[기자]
예전 일부업체처럼 상자갈이, 즉 중국에서 물건을 떼와서 마진을 남기고 파는 일은 점점 어려워질겁니다.
하지만 알리나 테무는 아직 이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설명이나 소비자와의 대화가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걸 잘 파고들어야 할겁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명맥이 남은 국내 제조업체들로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중국 기업이 다 맡으면 국내업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앵커]
찻잔 속 태풍일까, 구조적 변화일까요?
[기자]
유통업계에서는 과연 언제까지 초저가 공세를 펼칠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하면서도 중국업체의 막대한 자금력, 그리고 중국내 제조공장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마존도 처음에는 가격파괴였다가 지금은 다시 가격을 올려받고 있습니다.
알리 테무도 그 길을 가지 않을까요?
[기자]
다만 알리같은 중국업체들이 환불이나 품질관리를 제대로 해줄지 가품들이 많지 않은지, 소비자들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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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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