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무역기술장벽 늘어나면 중소기업 줄어든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의 수출대상국의 무역기술장벽(TBT) 증가가 중소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생산성과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12일 '수출대상국의 무역기술장벽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 수출의 내·외연적 한계와 산업 특성에 따른 비교' 보고서를 내놓고 이같이 밝혔다.

무역기술장벽이란 무역 상대국 간에 서로 다른 표준 및 기술 규제로 무역의 흐름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장애 요소를 뜻한다.

한은은 최근 통상 이슈는 기술표준, 안전, 위생, 환경, 안보강화 등 비관세조치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관세조치 중에서도 무역기술장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대 후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각 국가별로 전략물자 및 핵심 기술의 유출을 막고 첨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비관세조치를 전략적 도구로 활용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해외 TBT 증가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2015~2019년 기간 중 우리나라 제조업 내 7개 산업을 대상으로 산업 수준의 패널회귀분석을 실시했다.

TBT 증가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내연적 한계(기업당 수출액)와 외연적 한계(산업별 수출기업 수)로 구분했다. 산업별 자본축적,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에 따라 TBT의 수출에 대한 영향력 차이 발생 여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외 TBT가 1% 증가할 때 수출 기업이 0.22% 가량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출금액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은은 "TBT 증가가 추가 비용을 발생시켜 이들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소규모 기업의 퇴장을 촉진하고 신규진입을 억제해 수출기업 수를 감소시켰으나 우리나라 수출이 비용흡수 능력이 높은 대기업에 집중돼 수출금액엔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TBT 증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양자·다자적 차원의 직접 무역 협상을 통해 TBT 수준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수출산업의 생산성과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신규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전략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