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고 야구 본다"…티빙, KBO 업고 적자 벗어날까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CJ ENM OTT 티빙이 고개부터 숙였다. 1350억원을 들여 한국프로야구(KBO) 온라인 중계권을 샀으나, 지난 9일 시범 경기 중계부터 오류가 속출했다. '돈 내고 야구를 본다'는 데 대중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불을 지핀 셈이 됐다. 티빙 최주희 대표가 "송구스럽다"며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사과한 이유다. 티빙은 KBO 유료중계 반발 속 오리지널 콘텐츠와 시너지 효과를 내 '만년 적자'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최 대표는 12일 서울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열린 KBO 리그 중계 기념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주말 사이 10년은 늙은 것 같다. 많은 우려 사항을 듣고 있다"며 "시범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 예상보다 훨씬 더 뜨거운 관심을 보내줘서 놀랐는데, 많은 팬들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낸 것을 알고 있다. 불철주야 야구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커뮤니티 하나하나 들어가서 보고, 기사도 모니터링 했다.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공감·인지했고, 더욱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많은 이슈를 실시간으로 대응, 바로 해결 가능한 부분은 조치했다. 아직 남아있는 부분 관련해선 개선 방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이번 시범 경기를 진행하면서 플랫폼 서비스 준비 뿐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 합을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고 인지했다. 아직 많은 염려와 우려가 있는 것을 안다. 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고, 본 시즌에는 반드시 제대로된 서비스로 찾아뵙겠다."
티빙은 9일부터 KBO 시범경기 모바일 중계를 시작했으나, 선수명, 야구용어 등을 잘못 기재해 비판을 샀다. 채은성(한화)을 소개하며 '22번 타자 채은성'이라고 자막을 내보냈다. 타순(1~9번)을 적어야 하는 데, 선수 등 번호를 앞에 붙인 것이다. 두산 베어스 경기 화제 영상 썸네일에는 한화 소속 요나단 페라자 얼굴을 붙이고, 삼성 라이온즈는 삼성 라이언즈, SSG 랜더스 에레디아는 에레디야로 잘못 표기했다. KBO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 로고를 가렸고, 10일 삼성과 한화 경기 생중계에서 소리없이 화면만 송출해 방송사고가 났다. 23일 LG와 한화 개막전부터 안정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티빙은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지속적으로 중계했다. 그중 큰 팬덤을 보유한 KBO는 콘텐츠로서 큰 가치가 있는 만큼, 티빙 이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즐거움,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가 컸다"며 "OTT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서비스적인 시도, 혁신을 통해 야구업계와 충분히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 계속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하고 서비스를 안정화 하겠다. 티빙이 얼마나 야구에 진심인지 지켜봐 달라"고 청했다.
그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무료로 야구 경기를 볼 수 있었으나, 5월부터 티빙을 통해서만 유료로 시청 가능하다. 실시간 중계를 보려면 매달 최소 5500원을 내야 한다. "야구 중계가 유료로 바뀌어 고객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며 "때 맞춰 저가요금제가 나와서 다행인데, KBO 팬들이 보다 더 접근성있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KBO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요금을 상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서비스·콘텐츠에 진심 어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올 한해 내내 팬들에게 '이렇게 중계를 차별화할 수 있구나' '돈을 내고 경기를 보니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구나' 등을 보여주고 설득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진정성있고 열정 어리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티빙이 지불한 KBO 중계권료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장 최대 규모다. 2026년까지 KBO 주요 행사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재판매 사업권을 보유한다. "단기간에 (수익) 회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100만 명의 야구팬이 있다.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티빙 안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소 요금제가) 5500원이지만, 현재 100원 프로모션도 하고 있다. 광고 수익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KBO 중계 서비스를 통한 티빙 가입자수 증가 관련해선 "감히 예측하진 못하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시범 경기만으로도 꽤 많은 트래픽이 들어와서, 굉장히 팬심이 강한 스포츠라는 걸 느꼈다"며 "KBO 본경기가 23일 시작하는데, 작년 초부터 광고요금제를 준비해 이달 4일 도입했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KBO 하이라이트, 다시보기 등을 플랫폼 내 무료로 풀 예정이다. 연말까지 트래픽 1000만뷰를 예상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광고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플레이 등 OTT와 중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런 경쟁으로 인해 계속 가격이 오르는 건 사실이다. 스포츠 콘텐츠 투자는 분명히 팬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많은 팬들이 디지털에서 (야구 중계를) 보고 있고, 니즈가 있는 만큼 충분히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통해 수익 모델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차별화된 KBO 중계 서비스 기능으로 ▲모바일, 태블릿, PC, 스마트 TV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KBO 중계 시청 ▲생중계, 하이라이트 시청까지 KBO 리그 접근성 강화 ▲원하는 장면 언제든지 돌려보는 타임머신 ▲다른 구장 경기 궁금할 때 타구장 바로가기 ▲중계 사운드만 청취 가능한 오디오 모드 ▲한 번에 여러 경기를 동시 볼 수 있는 실시간 멀티뷰 ▲티빙톡에서 함께 응원 ▲빠르고 정확한 문자 중계 ▲구독알림 마이팀 설정 ▲역대 최다 데이터 KBO리그 40년 히스토리 등을 꼽았다.
전택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OTT는 기본적으로 콘텐츠가 가장 돋보이도록 설계한 플랫폼이다. KBO 리그는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스포츠 콘텐츠인데, 티빙과 만났다는 자체만으로 설렌다. KBO 중계에 특화된 기술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며 "기존 야구 팬에게 심화된 재미를, 티빙 유저에겐 다양한 KBO 리그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짚었다. "티빙이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접근성과 시청 편의성에 있다. 다양한 콘텐츠와 역대 최다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중계하는 것을 넘어서 스포츠 라이프, 스포테인먼트를 제안하는 게 새로운 목표다.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등도 KBO 팬들에게도 큰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티빙 적자 규모는 2020년 6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177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28억원으로 줄였으나, 아직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다. 최 대표는 "티빙 가입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 한해 가입자 증가 수만 봐도 30~40% 성장이 보장된다"며 "이와 함께 비즈니스 다변화를 꾀하고 있고, 기존에 없던 광고형요금제도 도입했다. KBO 중계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수익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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