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독점' TVING, 미흡한 서비스 사과… 뚜렷한 해결책은 아직(종합)

심규현 기자 2024. 3. 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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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프로야구 모바일 중계를 독점하는 TVING이 최근 붉어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최주희 TVING 대표. ⓒTVING

TVING은 12일 오전 10시 서울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K-볼 서비스 설명회를 개최했다.

KBO는 지난 4일 "CJ ENM과 2024~2026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부터 3년간 국내 대표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CJ ENM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4~2026 KBO리그 전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함께 중계방송권을 재판매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KBO가 TVING과 손을 잡으면서 이제 모바일로 프로야구를 보고 싶은 팬들은 매달 최소 5500원(광고형 스탠다드 기준)을 지급해야 한다.

TVING은 가뜩이나 유료화에 대한 야구팬들의 불만이 쌓인 상황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9일, 시범경기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실망감만 가득 안겼다.

특히 TVING은 기초적인 자막 오류, 부자연스러운 편집, 늦은 하이라이트 업로드 등 수많은 문제점을 보였다. 여기에 대부분의 서비스를 "2024 KBO리그 정규시즌에 오픈 예정"이라며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 기간에는 오로지 실시간 중계와 문자 중계만 가능하다. 기존 네이버스포츠가 제공했던 전력, 라인업, 기록, 득점은 나오지 않는다. 득점 상황을 보여주는 짧은 영상과 호수비 영상도 상당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외에도 저조한 중계 품질, 오디오 문제 등 한마디로 '무료보다 못하다'는 말이 쏟아졌다. 

TVING의 자막 실수. ⓒTVING

TVING 최준희 대표는 행사 시작에 앞서 해당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 최 대표는 "시범경기가 시작한 후 많은 팬들의 우려 섞인 시선과 지적 사항을 잘 알고 있다. 주말 내내 TVING 전 직원이 불철주야 야구팬들의 의견을 확인했다. 서비스가 미흡한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인지했다. 해결 가능한 문제들은 바로 조치했다. 아직 남아있는 문제도 인지하고 있다.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TVING은 이날 설명회에서 향후 제공될 서비스와 구체적인 도입 시기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마이 팀 설정을 통한 개인별 차별화된 푸쉬 메시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한 원하는 장면을 언제든지 다시 돌려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노란색 스팟마크를 통해 중요장면을 돌려볼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TVING은 중계 소리만 청취 가능한 오디오 모드, 한 번에 여러 경기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실시간 멀티뷰, 최대 50만명까지 들어와 채팅을 남길 수 있는 티빙 톡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매주 한 경기를 TVING 슈퍼매치로 선정해 프로야구 최초 경기 시작 40분전 그라운드에서 프리뷰쇼를 진행한다. 각 팀의 감독, 구단별 전설적인 선수들, 유명 인사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시작은 3월23일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이다. 

TVING 슈퍼매치 관련 설명.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하지만 과연 TVING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았다. TVING이 말한 타임머신, 스팟마크 서비스는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제공됐던 서비스 중 하나다. 또한 차별화를 두기 위해 도입한 오디오모드와 멀티뷰는 개막전 시작 후 곧바로 제공하는 것이 아닌 각각 4월8일, 6월 이후에 제공될 계획이다. 슈퍼매치 또한 쿠팡플레이의 방식과 유사하다. 

TVING 관계자는 이에 대해 "키워드 기준으로는 동일할 수 있지만 티빙에서 해당 기능을 쓰는 것에서 경험적인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기존의 TVING은 콘텐츠 시청과 감상에 최적화했다면 스포츠 중계는 정보, 콘텐츠가 담고 있는 정보와 그것의 주변 정보,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런 정보 서비스에 대한 기능을 최우선으로 제공하기 위해 개발에 노력했다. 오디오 모드에 대한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주희 TVING 대표. ⓒTVING

다만 하이라이트 영상 편집과 자막 오류에 관해서는 명확한 개선 의지를 밝혔다. 최 대표는 "야구 중계를 위해 많은 파트너사들이 함께한다. 다만 파트너사들의 전문성과 그들이 제공한 클립에 대해 검수 과정이 미흡했다. 이를 적극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시간 안에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내에 야구에 진심인 사원들이 많다. 직간접적으로 TF(Task Force, 특별 작업반)에 참가해 피드백을 준다. 개막전 때는 이슈 없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서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개막 이전까지 모든 서비스를 안정화해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가겠다고 말씀드리겠다"며 "많은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팬들이 보시기에 '이런 기능도 추가됐구나, 중계도 이렇게 차별화할 수 있구나, 메이저리그에서 봤던걸 TVING이 시도하고 있구나'와 같은 말을 든는 게 목표다. 유료화한 이유를 시즌 내내 보여주고 설득하는 작업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TVING. 이날 설명회를 통해 개선 의지를 밝혔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았다. 또한 앞으로 제공될 서비스 또한 기존 것들과 크게 차별화된 점이 없었다. TVING이 유료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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