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항만 로테르담]② 톤세제로 대박 난 네덜란드, 풍력 선박도 적용 검토

로테르담(네덜란드)=박정엽 기자 2024. 3. 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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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찾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니우어마스강은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각종 화물선 및 여객선 등으로 붐볐다.

지난 6일 현지에서 만난 로데베이크 비세(Lodewijk Wisse) 네덜란드선주협회 세무법률 담당이사는 "벨기에나 노르웨이 등은 이미 해상풍력 설치선에 톤세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톤세제로 새로운 사업을 유치하면 그곳에서 더 많은 이익이 나고, 정부는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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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에 유리한 ‘톤세제’로 국적선 250%↑
주도권 지키려 해상풍력 설치선 적용 검토

지난 5일 찾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니우어마스강은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각종 화물선 및 여객선 등으로 붐볐다. 영국 펠릭스토우와 로테르담 내륙을 오가는 DFDS사의 3만톤(t)급 화물선이나 MSC의 초대형 크루즈선이 마주 보고 운항해도 될 정도로 수심이 깊고 강폭은 넓었다. 유럽을 관통해 북해로 흘러드는 라인강 삼각주의 강줄기는 천혜의 수로가 됐고, 네덜란드가 해양강국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됐다.

네덜란드 중흥의 계기는 1996년 선진국 중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톤세제(tonnage tax)였다. 톤세제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보유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특수 법인세제로, 일반 법인세보다 세 부담이 적다. 톤세제 덕분에 1990년대 300척 안팎이던 네덜란드 등록 선박은 최근 약 1100척까지 늘었다. 연안에서 케이블·파이프 포설 등의 작업을 하는 특수선에도 톤세제를 적용해 해운산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일 로테르담 니우어마스강 위로 컨테이너선을 실은 선박이 지나고 있다. /로테르담(네덜란드)=박정엽 기자

네덜란드 정부와 의회는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선박이나 바다 밑을 준설하는 선박에도 톤세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해양산업의 주도권을 계속 쥐기 위해서다.

지난 6일 현지에서 만난 로데베이크 비세(Lodewijk Wisse) 네덜란드선주협회 세무법률 담당이사는 “벨기에나 노르웨이 등은 이미 해상풍력 설치선에 톤세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톤세제로 새로운 사업을 유치하면 그곳에서 더 많은 이익이 나고, 정부는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톤세제는 독일(1999), 영국(2000), 벨기에·덴마크(2002), 프랑스·핀란드(2003), 미국(2004) 한국·인도·이탈리아(2005), 일본(2009), 대만(2011), 스웨덴(2017) 등이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세계 해운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해운업계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 선대 21억5600만톤(t) 중 89%인 19억2000만t 규모의 선대가 톤세제로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데베이크 비세 네덜란드왕립선주협회 세무법률 담당이사가 지난 6일 로테르담 선주협회 사무실에서 톤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로테르담(네덜란드)=박정엽 기자

한국도 2005년 톤세제를 도입한 후 국적선이 늘었다. 한국의 국적 선대는 2005년 858척 2686만t에서 2022년 1665척 9922만t이 됐다. 해운업계는 한국의 톤세제가 경쟁국에 비해 불확실성을 안고 있어 영구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은 조세특례제한법에 근거를 두고 있어, 5년에 한 번씩 연장해야 한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수출의 99%가 해상 운송을 통하기 때문에 해운업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속성상 세 부담이 높아지면 톤세제가 있는 타국으로 선적을 옮길 수 있다. 톤세제를 영구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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