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뻐 보인다" 성희롱, 14억 임금체불…IT업계 위법 적발

핵심요약

노동부, 정보통신 및 전문연구개발 60개 업체 기획감독
총 238건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적발…1개 업체 사법처리
임금체불 46개 업체, 직장내 괴롭힘·성희롱 7개 업체 들통

고용노동부 제공

정부가 청년층 고용이 많은 정보기술(IT) 업계를 기획감독해 14억원대 임금체불을 적발하고 업체별로 사법처리와 시정조치를 취했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IT·플랫폼·게임 등 정보통신업계와 전문 연구개발 업계 집중 기획감독에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임금체불 등 23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감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6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임금체불은 모두 46개 업체에서 3162명분의 14억2300만원이 적발됐다. 포괄임금을 오남용하는 등 일한 만큼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세부적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7억6천만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억9천만원, 퇴직금 등 기타 1억5천만원 등이 체불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한 곳은 근로시간을 관리하지 않은 채, 고정 연장근로수당를 적용하는 식으로 5300만원 임금체불을 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한 곳은 보상휴가를 법정 기준(1대 1.5)보다 적게 부여(1대 1)하는 식으로 2억4천만원 임금을 체불했다. 특히 연차수당 등 2200만원을 체불한 채 청산 의지가 전혀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한 곳은 형사 입건됐다.

장시간 근로는 총 12개 업체에서 적발됐다. 근로시간을 관리하지 않거나 법정한도까지만 입력하도록 하는 등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임금체불로 이어졌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한 곳은 근로시간을 전혀 관리하지 않으면서, 총 101회에 걸쳐 연장한도를 위반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 개발업체 한 곳은 법정한도까지만 연장근로를 입력 가능하게 하면서 총 17회에 걸쳐 연장한도를 위반했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례는 7개 업체에서 적발됐다. 미디어 플랫폼 업체 한 곳은 본부장, 실장, 팀장 등 다수 간부가 상습적 고성으로 근무 분위기를 저해했고, "더 내려가면 인사팀 면담이야" 등 회식 자리 언행으로 직원의 인사평가등급을 공개 비하했다.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한 곳에서는 팀장이 여직원에게 "짧은 치마 입지 말랬지, 약속 있어?", "화장했네, 이뻐 보인다" 등의 성희롱을 일삼았다. 공공연구기관 한 곳에서는 연구센터장이 "회사 다니는 거 힘들게 할 수 있다"거나 "이 바닥이 넓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앞길 막을 수 있다" 등 무기계약직 직원에게 지속적 폭언을 일삼았다.

이밖에 기간제 근로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복리후생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불합리한 차별을 일삼은 공공기관 한 곳 등 기초노동질서 위반 사항도 다수 적발됐다. 38개 업체에서 서면 근로조건 명시 의무 위반이, 27개 업체에서 임금 명세서 필수기재 사항 누락이 확인됐다.

정부는 임금체불의 고의·상습성이 인정된 업체 1곳을 사법 처리하고, 나머지 기업은 근로시간 관리 등 시정조치 뒤 이행상황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점검에서 발굴된 노무관리가 우수하고 직원 만족도가 높은 업체 사례를 확산시키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달 18~29일 2주간 전국 IT·벤처기업 등 대상으로 '청년 휴식권 보호'를 위한 현장 예방점검의 날도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근로감독시 연차 사용촉진 절차, 보상휴가 서면합의 서류 등 휴식권 관련 증빙서류 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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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관순 기자 ksj08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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