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 입지 말랬지"…'청년 노동권' 감독하자 법위반 238건

고용부, 60개 사 대상 기획감독 결과 발표
성희롱·임금체불 등 다수 법 위반사항 확인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 소프트웨어 개발 IT기업 △△△은 근로시간을 관리하지 않고 연장근로수당인 '고정 OT(연장근로수당)'만 인정해 5300만 원의 임금을 체불했다.

# 전자상거래 기업 △△△△△△은 보상 휴가를 법정 기준보다 적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2억4000만 원의 임금을 체불했다. # 게임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은 상급자가 여직원에 대해 언어적 성희롱을 한 것으로 적발됐다. 해당 상급자는 여직원에게 "짧은 치마 입지 말랬지, 약속 있어?", "화장했네, 예뻐 보인다. 바지 입으니 살 빠져 보인다" 등의 성희롱을 했다.

# 한 공공연구기관에서는 상급자가 상습적으로 직원을 괴롭힌 사실이 적발됐다. 해당 상급자는 "미친 XX 아니냐 지금?", "너 XX 웃긴 XX야 인마" 등의 모욕·비하·폭언적 발언을 일삼았고, "해야 할 일이 있는데 퇴근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강요했다. 퇴근 시에는 업무 진행 상황 및 수행결과를 보고하고 퇴근하도록 강요하는 등의 업무 외 불합리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청년들이 다수근무하는 정보기술(IT)·플랫폼·게임 등 정보통신업과 전문 연구개발 업종 총 60개 사를 대상으로 집중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14억 원 규모의 임금체불, 연장근로 한도 위반, 휴식권 침해 등 총 23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 고의·상습적 법 위반기업 1개소는 즉시 사법처리 조치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중 기획감독을 실시해 이 같은 조사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위법사항이 적발된 사업장은 주로 근로시간을 관리하지 않고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하거나, 고정 OT 등 포괄임금 오남용 등의 수법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감독 결과 고의·상습적 법 위반기업 1개소는 즉시 사법처리 조치하고, 기타 기업은 근로시간 관리 등 시정조치 후 이행상황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기획감독 결과에서 청년 근로자 휴식권에 대한 침해사례가 다수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우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정보기술(IT), 벤처기업 등을 대상으로 '청년 휴식권 보호'를 위한 현장 예방점검의 날을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전국적으로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근로자의 휴식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근로감독 시 휴식권 관련 증빙서류에 대한 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근로감독을 위해 청년보좌역, 2030 자문단 등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미래세대인 청년들이 건전한 조직문화 속에서 공정하게 존중받으며 맘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당연한 책임"이라면서 "청년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청년 친화적 직장문화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감독에서는 근로시간의 체계적 관리를 통한 정당한 보상, 휴식권 보장, 유연근무 활성화 등 노무관리가 우수하고 직원 만족도가 높은 우수사례도 다수 발굴됐다. 이에 정부는 이를 확산하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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