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협박’ 유흥업소 실장에 마약 건넨 의사 “혐의 부인”

유흥업소 여실장에 마약 건넨 의사. 사진|연합뉴스

고(故) 배우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여실장에게 마약을 건네고 직접 대마초도 피운 현직 성형외과 의사가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여실장은 의사에게 필로폰과 케타민 등을 받았다고 혐의를 모두 인정해 둘 간에 진실공방을 벌이게 됐다.

12일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 심리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A(43)씨의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변호인은 “피고인과 충분히 협의하지 못해 당장 공소사실에 관한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 피고인과 관련한 혐의 3개는 부인한다”며 “나머지 혐의를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는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했다.

A씨 변호인이 말한 ‘공동 피고인’은 A씨로부터 마약을 건네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B(30·여)씨다.

A씨는 B씨에게 마약을 주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B씨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B씨 변호인은 “이미 재판을 진행 중인 다른 마약 사건과 병합해 함께 심리해 달라”고 요청했고 재판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A씨와 B씨는 비교적 담담하게 재판에 임했다.

A씨와 B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8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시 강남구 병원 원장실 등지에서 실장 B씨에게 3차례 필로폰과 케타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하게 지낸 A씨가 생일선물이라면서 필로폰 등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등 전과 6범인 B씨는 배우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공갈)와 3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됐다. B씨는 “모르는 해킹범이 우리 관계를 폭로하려 한다. 돈으로 막아야 할 거 같다”며 이씨로부터 3억원을 뜯은 것으로 조사했다.

‘모르는 해킹범’은 B씨와 언니 동생하던 지인인 전직 여배우 C씨(29·여, 구속기소)다. B씨가 돈을 혼자 가로채자 C씨는 이선균을 직접 협박해 5000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1년 1월 17일 서울시 성동구 아파트에서 지인 B씨와 함께 대마초를 번갈아 가며 피웠고, 같은 해 6월에는 병원 인근에서 B씨를 통해 액상 대마 100만원어치를 산 혐의도 받았다. 그가 운영한 병원은 지난해 프로포폴을 과도하게 처방한 사례가 많아 보건 당국의 경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