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대우조선 청탁 칼럼’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무죄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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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칼럼을 써준 대가로 1억여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2심의 무죄 판결을 일부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송 전 주필은 홍보대행 회사를 운영하던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로부터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인 칼럼과 사설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49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부터 3970만원 상당의 유럽 여행을,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부터는 1700만원 상당의 현금·상품권 등을 받은 혐의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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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칼럼을 써준 대가로 1억여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2심의 무죄 판결을 일부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송 전 주필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부터 8박9일 초호화 유럽 여행을 제공받은 점에 비춰 보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12일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주필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송 전 주필은 홍보대행 회사를 운영하던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로부터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인 칼럼과 사설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49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부터 3970만원 상당의 유럽 여행을,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부터는 1700만원 상당의 현금·상품권 등을 받은 혐의를 샀다. 고 전 사장에게 자신의 처조카 취업을 청탁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송 전 주필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전부 무죄’로 뒤집었다. 논설위원실에서 근무하던 송 전 주필은 기사에 관여할 수 없었으므로 박 전 대표가 부정 청탁의 대가라고 인식하고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남 전 사장과 고 전 사장의 청탁도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관한 막연한 내심의 기대를 가지고 재산상 이익을 공여했더라도, 명시적·묵시적 청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송 전 주필이 재산상 이익을 챙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정청탁 대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3970만원대 초호화 유럽 여행을 근거로 송 전 주필에게 ‘묵시적 청탁’이 이뤄졌다고 봤다. 대법원은 “송 전 주필이 남 전 사장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8박9일 동안의 유럽 여행은 (비용이) 지나치게 이례적으로 거액”이라며 “남 전 사장은 물론 송 전 주필도 조선일보 논설주간 사무를 이용한 우호적 여론 형성에 관한 청탁 대가라는 인식 하에 3973만원 상당의 유럽 여행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송 전 주필은 2011년 9월1일부터 9월9일까지 유럽 여행을 하면서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대우조선해양 쪽이 마련한 호화 요트를 즐긴 뒤, 전세기를 타고 그리스 산토리니까지 이동하는 등 초호화 여행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남 전 사장은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와 대우조선해양에 큰 힘이 되어줄 조선일보 논설위원실 실장, 논설주간이던 송 전 주필을 각별히 성심껏 모셨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특히 언론이 특정인이나 특정 기업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으면서 우호적 여론 형성 등에 관한 청탁을 받는 것은 “언론의 공정성, 객관성, 언론인의 청렴성, 불가매수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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