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선수도 실망만···토트넘 힐, 여름에 스페인 이적 결심
성장을 바랐던 감독도, 기회를 노렸던 선수도 함께 실망하는 눈치다. 결국 팀을 떠나는 수순이다. 토트넘의 측면 공격수 브리안 힐(23)이 스페인으로 이적할 결심을 굳혔다.
스페인 매체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12일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을 믿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힐은 라리가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시즌 막바지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힐은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는 것이 분명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힐의 시장가치는 1600만 유로(약 230억원)지만, 이적료는 더 낮아질 수 있다. 800만 유로(약 115억원)까지 절반 가까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힐은 수많은 임대 제안을 받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으면서 토트넘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각오로 잔류를 택했다고 전했다. 실제 마요르카와 발렌시아,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페예노르트와 피오렌티나 등이 앞서 1월에 힐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임대 영입을 제안하며 접촉했다.
그러나 힐은 잦은 임대 생활을 청산하고 토트넘에 뼈를 묻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시즌을 맞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모든 대회에서 단 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며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에는 5경기 연속 결장하며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힐은 2021년 완전 이적으로 토트넘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주전 경쟁에 애를 먹었다. 힐은 2021-22시즌 전반기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 출전했는데 단 한 차례도 선발로 뛰지 못했다. 결국 후반기에 스페인 발렌시아로 임대를 떠나야 했다. 지난 시즌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전반기 리그 4경기(선발2, 교체2)밖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친정 세비야로 다시 임대를 떠났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돌아왔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감독은 그의 기량을 못미더워했다. 스피드와 재치가 있지만 허약한 피지컬과 슈팅력 등에서의 약점이 더욱 크게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니 가끔 나서는 경기에서는 패스 타이밍이 늦거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12월 맨시티전에서 패스를 제때 하지 못한 힐에게 손흥민이 질타를 하기도 했다. 힐은 토트넘에 합류한 이래로 3년이 다 되어가지만, 공식전 4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그중 선발로 나선 건 14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3년째 팀에서 입지를 잡지 못한 그는 이번 여름 다시 세비야 복귀를 노린다. 레알 소시에다드 등 다른 스페인 클럽도 그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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