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ELS 배임 주장 이해 안 돼"…금융권 "선 넘었다"

박은경 2024. 3. 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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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주식연계증권(홍콩 ELS) 자율배상에 대한 판매사회사들의 배임 우려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금융회사들이 난색이다.

김 위원장은 12일 '서민 소상공인에 대한 신속 신용회복지원 시행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율배상에 대한 은행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면서도 "금융감독원애서 나름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서 효율적으로 처리하자는 건데 왜 배임이슈가 나오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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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기준 만들었는데 무슨 배임 이슈 의문"
판매사 "회사와 주주 사이 문제…개입할 일 아냐"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주식연계증권(홍콩 ELS) 자율배상에 대한 판매사회사들의 배임 우려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금융회사들이 난색이다.

김 위원장은 12일 '서민 소상공인에 대한 신속 신용회복지원 시행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율배상에 대한 은행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면서도 "금융감독원애서 나름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서 효율적으로 처리하자는 건데 왜 배임이슈가 나오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배임 문제가 명확해서 금융위에서도 공감할 정도의 이슈가 있고 고칠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왜 배임 이슈가 나오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회사에선 책임이 확정되기 전에 자율배상에 나서면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배상액이 수조원에 이르는 만큼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할 이익으로 배상에 나설 경우, 배임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해석이다.

2월 말 기준 홍콩 ELS 손실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지수(5698포인트) 유지를 전제로 추가 예상 손실 금액이 4조6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연말엔 5조8000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판매사들은 최대 약 5조8000억원의 손실에 대한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2008년 3조원 규모의 손실을 봤던 키코 사태에서도 은행들은 배임을 이유로 배상을 미뤘었다. 2013년 대법원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아니다'라는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을 배상한다면 배상이라는 주장이었다. 당시 금융위가 배상해도 배임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해줬지만, 우리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대구·씨티·산업은행 이사회는 배상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사법부의 판결을 금융위가 뒤집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주들이 회사에 배임과 관련해서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회사와 주주 간의 문제로, 금융위원장이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를 제기하는 주주들이 당국 권고로 배상해줬다고 소송을 취소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금융회사에서 하는 것이지, 금융위가 설득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런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율배상에 나설 경우 과징금을 경감해 준다는 금감원의 권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과징금은 한참 후에 있을 문제니 그때 가서 논의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과징금 제재에 대해서도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금융회사 입장에선 자율배상을 결정할 수 있다"면서 "당국에선 권고라고 말하지만, 이미 결론을 내고 움직이는 것도 모순"이라고 촌평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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