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이하 연체자 329만명 ‘신용 회복’ 지원

■ 신용정보 업계 오늘부터 시행
연체액 전액 상환시 이력 삭제
개인 신용점수 평균 37점 상승
15만명 신용카드 신규발급 가능
8만명 사업자 은행 대출 길 열려

12일부터 서민·소상공인에 대한 신속 신용회복 지원이 시행돼 개인 298만 명, 개인사업자 31만 명이 연체 이력 정보가 즉시 삭제되는 신용 회복 기회를 얻게 됐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신용평가 업계 및 금융업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서민·소상공인에 대한 신속 신용회복 지원’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신용회복 지원 조치를 이날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의 핵심 내용은 연체자들이 연체액을 전액 상환할 경우 현재 5년까지 보존하게 돼 있는 연체 이력 정보를 즉시 삭제해 주는 것이다. 연체 이력 정보가 남아 있으면 은행 대출 등 금융회사 이용 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신용회복 지원 대상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개인과 개인사업자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9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 사이 2000만 원 이하 연체금이 있는 개인 및 개인사업자 가운데 이날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연체금을 전액 상환하는 사람들에 한해 신용회복 조치가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개인 및 개인사업자들이 실제 연체금 등이 발생하기 시작한 시기를 지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 기간 소액 연체금이 발생한 개인은 모두 298만 명, 개인사업자는 31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에서 지난 2월 말을 기준으로 연체금을 모두 상환한 개인은 264만 명, 개인사업자는 17만5000명가량이다.

연체금을 모두 상환한 이들은 별도 신청을 하지 않아도 오늘부터 즉시 연체 이력 정보가 삭제된다. 연체금이 남아 있는 개인 34만 명, 개인사업자 13만5000명도 5월 말까지 연체금을 전액 상환할 경우 별도 신청 없이 신용회복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나이스 평가정보에 따르면 연체금을 전액 상환한 264만 명의 경우 신용 평점이 659점에서 696점으로 평균 37점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대 이하의 경우 평균 47점, 30대는 39점가량의 신용 점수 상승 효과가 있어, 이번 조치가 사회 초년생이나 청년 사업가들의 재기 지원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원 조치로 15만 명이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받을 수 있고, 26만 명이 은행의 신규대출 평균 평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또 한국평가데이터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연체금을 전액 상환한 17만5000명의 신용 점수가 평균 102점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혜택을 받는 대상자 중에서 도·소매업 개인사업자가 29.9%로 가장 많았고, 숙박·음식점업 25.5%, 수리·서비스업이 11.3% 등의 순이었다. 이번 신용회복 지원으로 7만9000명의 개인사업자가 제1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과 신용정보 업체들은 이와 함께 채무조정을 이용한 사람들도 채무조정 정보 등록 기간을 종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채무 재조정에 따라 2년간 성실히 변제를 상환하는 경우 채무조정 정보 등록을 해지해 줬으나, 오늘부터는 1년만 성실하게 상환해도 관련 정보를 삭제해 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성실경영 재창업자에 대한 불이익 정보 공유 제한, 청년도약계좌를 장기 유지한 청년에 대한 신용 평점 가점 부여 등 추가적인 신용회복 지원조치도 신속히 이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