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진핑 관저 ‘차량 돌진’ 영상 확산…실제 장소 가보니

최현준 기자 2024. 3. 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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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하루 전인 지난 10일 새벽,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무실이 있다는 베이징 중심부 중난하이 신화문에 차량 한 대가 돌진했다는 소식이 영상과 함께 엑스(X·옛 트위터)에 유포되고 있다.

현재 엑스에 돌고 있는 30초짜리 영상을 보면, 신화문 바로 앞에 대각선으로 검은색 세단 차량 한 대가 서 있고,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운전자로 보이는 한 사람을 신속하게 어디론가 질질 끌고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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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새벽 엑스(X)에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신화문 앞에 차량이 돌진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엑스(X) 갈무리

중국의 한 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하루 전인 지난 10일 새벽,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무실이 있다는 베이징 중심부 중난하이 신화문에 차량 한 대가 돌진했다는 소식이 영상과 함께 엑스(X·옛 트위터)에 유포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한겨레가 현장을 찾아보니, 중난하이 남문인 신화문 앞은 삼엄한 경비 속에 바리케이드가 처져 지나갈 수 없었다. 길 건너 맞은 편에서 사건 현장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일부 영상 속 장면과 실제 현장이 다른 점이 발견됐다. 이번 사건이 양회가 열리기 전에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현재 엑스에 돌고 있는 30초짜리 영상을 보면, 신화문 바로 앞에 대각선으로 검은색 세단 차량 한 대가 서 있고,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운전자로 보이는 한 사람을 신속하게 어디론가 질질 끌고 가고 있다. 이 영상은 대만 삼립신문이 보도한 뒤 홍콩과 미국 일부 매체 등이 인용 보도하고 있다. 현장에서 “살인범 공산당”이라는 발언이 들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옛 황실 정원인 중난하이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집무실이 모여 있고 시 주석의 관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곳을 향해 차량이 돌진했다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건 발생 시점과 목적 등이 불분명하지만, 중국 최고 지도부가 모여 시 주석의 권한을 강화하는 정치 행사를 여는 가운데, 이에 불만을 표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중난하이는 베이징 톈안먼 바로 옆에 있고, 양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과 300~400m 떨어져 있다.

영상이 유포된 지 하루 뒤인 이날 오후 신화문 앞은 도보로 지나갈 수 없게 돼 있었다. 평상시에는 신화문 앞을 걸어서 지나갈 수 있는데 이날은 달랐다. 이것이 지난 4일 개막한 양회 때문인지, 차량 돌진 사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중국은 양회 기간 인민대회당 주변과 주요 시설에 다수의 경찰과 경비원을 배치하고 자유로운 통행을 철저히 통제한다.

길 건너 중난하이 건너편에서 신화문을 바라볼 수 있었다. 신화문 앞에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예닐곱명의 남성이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주변에 순찰차나 무장 경찰차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영상과 실제 현장이 다른 점도 발견됐다. 영상에는 신화문 앞에 빨간색 교통콘이 놓여있지 않은데, 이날 현장에는 빨간 교통콘이 다수 배치돼 있었다. 물론 중국 당국이 차량 돌진 사건 이후 교통콘을 배치했을 가능성도 있다.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신화문 앞모습.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10일 이전에도 신화문 앞에 교통콘이 배치돼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중국 당국은 이번 양회 기간 톈안먼 앞 등을 비롯해 인민대회당 주변 주요 장소에 교통콘을 설치해 놨다.

해당 영상의 초기 유포처인 엑스 계정 ‘이 선생은 네 선생이 아니다’도 영상을 올리면서 “온라인에 10일 새벽 영상이 게시됐지만, 해당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 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현재로써는 불분명하다”고 적었다.

이 사건의 발생 시점과 목적 등은 앞으로도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건이 밤이나 새벽에 벌어진 것으로 보여 일반인 목격자가 적었을 가능성이 크고, 목격했더라도 일반 중국 주민이 이를 알릴 수단이 마땅치 않다. 중국 소셜미디어(SNS)는 당국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중국 매체는 이 사건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양회를 통해 총리 권한이 대폭 축소되고 시 주석 1인 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에 대한 중국 안팎의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 영상은 이런 불만을 타고 널리 확산하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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