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1명=전문의 0.5명' 인정…전문의 중심 병원에 수가 지원

유영규 기자 2024. 3.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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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앞으로 신규 의료기관의 의사인력 확보 기준을 심의할 때 전공의는 전문의의 2분의 1 수준으로 인정합니다.

전공의 대신 전문의 고용을 유도해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기 위한 조치입니다.

오늘(1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신속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은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4대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전문의 배치기준을 강화해 병원의 전문의 고용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약 40%로,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 전공의가 병원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약 10%)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을 설립할 때 전공의를 전문의의 50%로 산정해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하도록 합니다.

'의사인력 확보 기준' 준수 여부를 판단할 때 전공의 1명을 0.5명으로 따진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또 내년에 국립대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원사업'도 진행합니다.

전문의 고용을 확대해 전공의에게 위임하는 업무를 줄이며, 인력 간 업무 분담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입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오늘 브리핑에서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문의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1년 단위 단기계약 관행을 개선해 장기 고용을 보편화하고, 육아휴직과 재충전을 위한 연구년 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필요한 수가(酬價)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다음 주 전문의 중심 병원 등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박 차관은 "수가나 기타 인력 기준이 주요 골격이 될 텐데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더 들을 것"이라며 "또 환자들 중증도에 맞게 진료하는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함께 이뤄져야 (전문의 중심 병원이) 온전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투입한 군의관, 공중보건의(공보의)는 오늘까지 병원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마친 뒤 13일부터 각 병원장의 책임하에 근무에 들어갑니다.

정부는 군의관과 공보의가 빠르게 적응하도록 최대한 각자 수련받은 병원에 파견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의관과 공보의의 57%가 수련받은 병원에 파견됐습니다.

박 차관은 "지역에 있던 공보의를 빼면 당연히 그쪽에서는 전력이 약화할 것"이라며 "그런데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수술과 응급·중증환자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공보의 파견은 이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는 주기적으로 (보건소를) 찾아와서 약을 타실 텐데, 부족한 의료 인력에 대해서는 순환 진료, 의료 자원 연계 등을 통해 만성기 질환 대응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인 2월 1∼7일의 평균과 비교했을 때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감소 폭은 이달 4일 기준 40.7%였으나, 11일 기준으로는 37.7%가 됐습니다.

상급종합병원 수술은 지난달 15일 대비 이달 11일 약 52.9% 줄었습니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의 입원 환자 수는 약 3천 명대로, 평시와 비교했을 때 크게 변동이 없습니다.

응급실 408곳 가운데 398곳은 병상 축소 없이 운영 중입니다.

상급종합병원 진료 감소분의 일부는 종합병원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공의가 없는 종합병원의 입원 환자는 집단행동 이전보다 9% 늘었습니다.

박 차관은 "병원별, 그리고 병원 내 과목별로 의료진의 잔류 정도에 차이가 있다"며 "특정 병원의 특정 과목은 굉장히 (의료진) 소진이 많은 경우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복지부는 전날 장관이 전공의들과 비공개 만남을 한 데 이어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과의 간담회, 의대 교수들과의 대화 등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박 차관은 "의사 면허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라고 부여한 권한인 동시에 책무이기에 많은 국민들께서 지금의 상황에 분노하는 것"이라며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논의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로서의 소명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교수 사회의 살아 있는 양심을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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