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의대교수협 비대위 “정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해야”

김태희 기자 2024. 3. 12. 11: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날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가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수련병원 교수와 젊은 의사들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높은 난도의 진료 행위를 수행하는 치료공동체”라며 “병원 고유의 진료기능 회복은 지금 떠나간 이들의 복귀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는 “정부는 매체를 통해 젊은 의사들의 복귀를 촉구하는 일방적인 선전을 하고 있고, 교수들에게 이들을 병원으로 불러오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그 어떤 연락도 받지 않는 젊은 의사들이 다수이며, 설령 연락이 된다고 해도 돌아올 생각이 전혀 없음을 재차 확인할 뿐”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많은 의료기관이 실손보험이 보상하는 비급여 진료로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긴 세월을 들여 배우는 전공의 수련이란 과정은 본인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며 “이런 와중에 2000명의 의대 정원 증가는 불과 6년 후부터 한정된 크기의 의료 재원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모습을 예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감을 갖고 환자 진료에 매진키로 마음먹은 이들마저도 이번에 목격한 무지막지한 정책 추진과 왜곡 선전, 선정적 언론에 마음을 바꿔 병원 탈출을 결심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제는 모두 다 돌아올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정부가 내리는 3개월 면허정지는 오히려 젊은 의사들이 병원으로 돌아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짐을 공식 인정하는 확인증이 된다”며 “정지 기간을 마친 후에 이들은 더는 수련에 미련 두지 않고 실손보험과 비급여 진료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고, 수련병원 진료체계는 궤멸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이 떠난 후 응급환자, 중환자 진료는 남은 교수들이 자신을 소진하면서 하고 있으나, 이것도 마냥 유지할 수는 없다”며 “문제해결은 정부가 해야 한다.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