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인상' 갈등, 재건축 단지 이어 대기업 사옥도 '불똥'

전준우 기자 2024. 3. 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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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이어 대기업 사옥 건립으로도 번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KT(030200) 판교 신사옥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이날 오전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시위를 예정했다가 잠정 연기했다.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도 부산초량 오피스텔 개발사업 관련, KT의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와 공사비 인상 갈등이 불거졌고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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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KT 판교 신사옥 공사비 171억 인상 요구
계약 당시 '물가 배제 특약' 포함…소송으로 번지나
KT 판교사옥 전경(쌍용건설 제공).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이어 대기업 사옥 건립으로도 번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KT(030200) 판교 신사옥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이날 오전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시위를 예정했다가 잠정 연기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KT 측에서 내부 협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일단 이날 오전 시위는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2020년 KT 신사옥 건립 공사를 사업비 900억 원대에 수주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물가가 폭등했고,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건설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171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

이에 쌍용건설은 KT에 공사비를 171억 원 인상해달라고 요구했지만, KT는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계약서에 '물가 변동이 있더라도 계약 금액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공사비를 추가로 인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쌍용건설은 "2020년 계약 당시에는 이 정도로 급격한 물가 인상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물가 배제 특약'은 불공정 독소 조항"이라며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가 불가항력적인 요인에 따른 고통 분담을 같이 해줘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관련, 쌍용건설은 지난해 10월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KT는 쌍용건설뿐만 아니라 건설사들과 도급공사 계약을 맺을 때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공사비 갈등은 다른 사업장에서도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000720)은 2021년 9월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 리모델링 사업을 착공했다. 당시 계약 공사비는 1800억 원이었으나 이후 공사비가 급등해 이미 수백억 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 예정 시점은 2025년 3월로, 공사가 마무리되면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도 부산초량 오피스텔 개발사업 관련, KT의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와 공사비 인상 갈등이 불거졌고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기업과 기업 간의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결국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민간 계약은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하는 게 맞긴 하다"면서도 "건설사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KT의 '물가 배제 특약'이 불공정 조항인지는 법원에서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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