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치된 여성예비군… 전국 소대 3곳 중 2곳이 인원 미달
경남 창원은 한 소대 ‘13명’
저출생으로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국 여성예비군 소대 3곳 중 2곳이 최소 정원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육군은 “병력 부족을 메울 수 있는 방안으로 여군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며 2027년까지 여군 비율을 15%까지 확대하는 구상을 밝혔지만 정작 여성예비군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방부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전국 여성예비군 전력은 182개 소대 4873명으로, 소대별 평균 인원은 26.7명이다. 국방부 예비군실무편람에 따르면 여성예비군은 한 소대당 30~80명, 분대는 8~29명으로 편성된다. 현재 대부분 소대가 분대 수준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여성예비군 기간은 2년인데 코로나로 활동이 줄면서 연장 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유입도 적은 상황”이라고 했다.
여성예비군은 남성 청·장년의 감소에 따른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창설됐다. 이들은 평시에는 재난재해 구호와 사회봉사 활동 등을 주로 담당하고, 유사시 피해 복구·응급환자 처치 등 전투근무 지원 활동을 맡는다. 한 군사 전문가는 “이들이 전문적인 군사 훈련을 받지는 않지만 유사시 지역 안보에 있어 중요한 존재”라며 “최소 인원에 맞춰 조직을 정비하는 등 여성예비군을 실효성 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성예비군 소대가 창설된 전국 16개 시도 중 평균 인원 30명을 넘는 지역은 울산·충북·전북·세종·서울 등 5곳에 그쳤다. 이외 지역은 경북(28.1명), 전남(27.4명), 대구(26.3명), 강원(25.6명), 광주(25명), 부산(24.9명), 경기(24.4명), 충남(24.1명), 인천(23.6명), 경남(21.3명), 대전(20.4명) 순으로 정원에 미치지 못했다. 경남 창원의 한 소대는 소속 예비군이 1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소속 부대의 실적이 된다는 이유로 해체 위기를 겪더라도 소대가 방치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군은 2009년 ‘유령소대'를 막겠다며 참석률 저조, 훈련 군기 문란 등 여성예비군 해체 근거를 마련했다. 현재까지 해체된 여성예비군 소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자치구당 연간 수천만원의 예산이 여성예비군 운용에 투입된다. 본지 취재 결과 국방부는 2022년부터 지역별 대원 현황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여성예비군 대원 A(55)씨는 “어려서부터 여군을 꿈꿨다. 제복을 입고 훈련을 받을 때면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최근 소대원이 줄어든 소대가 많고 코로나를 기점으로 활동도 위축돼 사기가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믿을 수 있고 듬직한 예비군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방치된 여성예비군을 더욱 실효성있는 조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군사 전문가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선 훈련을 받거나 조직 참여 경험이 없던 여성들이 나섰고 전쟁에 크게 기여했다”며 “휴전 상태인 우리나라는 이미 존재하는 여성예비군 조직이 위축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복합적인 안보위기 속에서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가용한 자원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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