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적 청탁' 인정한 대법원…"송희영 전 주필 배임수재 인정"

대우조선해양 유리한 기사 써 주고 수천만원 받은 혐의
1심 유죄-2심 무죄…대법원 원심 파기환송
쟁점은 '묵시적 청탁'…"배임수재죄 성립"
"언론인이 돈 받으며 우호 여론 형성한다면 부정 청탁"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칼럼과 사설을 써 준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2일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주필,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송 전 주필은 2007~2015년 박씨로부터 고객사인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기사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대우조선해양 측으로부터 현금과 골프 접대 등 총 4947만원의 향응과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송 전 주필과 박씨가 만난 것은 묵시적 청탁으로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달리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다시 뒤집었다. 사건의 쟁점이던 '묵시적 청탁'의 존재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박씨가 송 전 주필에게 구체적이고 특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더라도 박씨와 송 전 주필의 지위, 두 사람의 관계,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상황, 송 전 주필이 받은 금품과 향응의 규모 등을 보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할 수 있다"며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 언론인의 청렴성, 불가매수성 등에 비춰 언론인이 특정인이나 기업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으면서 우호적 여론 형성 등에 관한 청탁을 받는 것은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송 전 주필이 대우조선 측으로부터 받은 재산상 이익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2011년 9월 나흘 일정의 유럽여행 과정에서 1등석 항공권, 전세기 및 요트 탑승 등에 쓴 비용 3900만원 상당이 있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 후임인 고재호 전 사장으로부터도 17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이번에 대법원이 파기한 혐의는 유럽 여행 비용 3900여만원에 대한 원심 판단이다. 대법원은 나머지 혐의 부분에 대한 검사 상고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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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si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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