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의대·성모병원 교수들 “의대 증원 갈등 지속 땐 진료 축소”
전의교협 “학생 피해 발생 땐 행동”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 사태 해소를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주문하며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진료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8개 성모병원 교수 대표들과 가톨릭의대기초교실 교수 대표 등을 포함한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근거 없고 무책임한 의대정원 증원 정책으로 인해 야기된 전공의 및 수련의 사직, 의대생 휴학 그리고 향후 수년간 지속될 심각한 의료 위기 및 필수의료 시스템 마비로 인한 대한민국 국민과 환자에게 미칠 피해를 생각하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의사의 악마화’를 유일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수련의, 전공의와 학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교수로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교수들의 최선을 다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환자 안전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기에 가까운 시일에 외래 진료 축소, 신규 환자 예약 중단, 수술 축소 및 중단, 기존 환자 외래 연기 및 입원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 대학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며 잇따라 성명을 내고 있다. 중앙대 의료원 교수협의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전공의에 대한 모든 행정 처분을 중단하라”며 “의대 증원안을 백지화하고 의대 증원안을 포함한 의료계 문제를 다시 논의하는 대화의 장을 만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교수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전공의 및 의대생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면 교수들은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강력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40개 의대 중 33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11일 의결한 제5차 성명서를 12일 공개했다. 전의교협은 “전공의와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현 사태를 야기한 정부에 대해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며 (교수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의교협은 “교수의 자발적 사직은 더욱 많아질 것이고 이는 향후 우리나라 보건의료와 의대 교육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부는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전제조건을 내건 대화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제는 전공의에 대한 집단 행정처분을 통해 아예 병원으로 돌아올 기회조차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이 진료 축소를 예고한 것처럼 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전날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총회를 열고 정부가 적극적인 방안을 도출하지 않는다면 18일을 기점으로 자발적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울산대 의대 교수들도 자발적 사직서 제출을 결정한 바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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