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현직 간부 3명 소환 조사...“국민의 자유 탄압 공포스러워”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고발된 대한의사협회 현직 간부들 3명이 12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의료법 위반 방조,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한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이날 9시 27분쯤 서울 마포구 청사에 도착해 입장을 밝혔다. 임 회장은 “전공의들의 사직은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 존중되어야 할 시민으로서 자유로운 직업 선택권의 행사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심지어 공익을 위해서 전공의들의 수련을 그만둘 자유마저 제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북한과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벌어진 것도 아니다”며 “전공의가 빠졌지만 여전히 절대 다수의 의사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히려 응급실에 경증환자가 줄어들고 지역 1,2차 병의원의 역할이 커져 의료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임 회장은 또 “지금은 왕의 말을 거역했다고 해서 대역죄인이 되는 조선시대도 아니고 정부에 반대한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으로 엮어 남산으로 끌고 가던 군사독재시대도 아니다”며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수십번이나 ‘자유’를 말씀하시고 국민에게 자유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제안하는 위대한 자유대한민국에서 어떻게 공권력이 이렇게 자의적으로 국민의 자유를 무시하고 억압할 수 있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숨 막히게 공포스럽다”고 했다.
함께 청사에 도착한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은 이날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전공의 후배들의 자발적 사직은 어느 누구의 선동이나 사주로 이뤄진 일 아니고, 젊은 의료인으로서 이 나라 의료의 백년대계를 그르치는 엄청난 실정에 대해 양심에 의지하고 전문가적 지식을 바탕으로 항거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들은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들의 실명과 출신 학교 등을 공개한 ‘전공의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선 “말도 안되고 비대위를 음해하려고 하는 세력인 것으로 보고 어제 저희가 정식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했다.
정부가 증원 규모로 발표한 2000명이 거짓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자발적 사직에 대해 정부가 의료계와 28차례나 협의체에서 논의했다고 하고, 3가지 연구 자료를 내면서 2000명이라는 과도한 의대 증원의 정당성을 표방했다”며 “하지만 의료계와 논의했다는 것도, 정당하게 연구자료에 나왔다는 것도 거짓이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주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을 같은 혐의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전공의들의 단체 행동을 부추겨 병원에 손해를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 사례들을 보여주며 이들이 ‘의료 파업’을 교사한 부분이 없는지 캐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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