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만 연 900억"…바이오기업 '유전자원 출처공개' 부담 느껴

박찬수 기자 2024. 3. 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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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국내 바이오기업이 유전자원 출처공개제도에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유전자원 출처공개 제도는 유전자원을 이용한 발명을 특허로 출원할 때 해당 유전자원의 원산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내 바이오기업 10곳 중 9곳은 유전자원 출처공개제도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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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국제사회 논의 앞서 1700여곳 대상 설문조사
로열티 외 연구개발·특허출원 감소, 등록 지연 등 우려
/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대부분의 국내 바이오기업이 유전자원 출처공개제도에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유전자원 출처공개 제도는 유전자원을 이용한 발명을 특허로 출원할 때 해당 유전자원의 원산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유전자원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해당 제품으로 인한 수익을 유전자원 제공자와 공유하게 된다.

예컨대 중국의 유전자원인 ‘팔각’이라는 식물로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스위스 로슈사는 타미플루 판매금의 일부를 중국 팔각 제공자와 공유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출원인이 유전자원 출처공개를 준수하지 못할 때는 특허를 취소 또는 무효로 하는 제재안도 논의 중이다. 오는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주도로 유전자원 출처공개에 관한 논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유전자원 출처공개에 관한 논의에 앞서 국내 바이오기업 1700여곳을 대상으로 ‘유전자원의 출처공개에 대한 기업 설문조사’를 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률은 20.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5.2%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내 바이오기업 10곳 중 9곳은 유전자원 출처공개제도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이 중개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전자원을 조달함에 따라 중개업체가 출처 정보를 미제공했거나, 여러 국가로부터 조달해 원산지 정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유전자원 출처공개의 제재수준에 따라 로열티 외에도 연구개발 및 특허출원 감소, 특허 등록 지연 등 부정적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전자원 출처공개 의무화 시 우리 기업이 유전자원 이용에 따라 외국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만 연간 약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스위스에서 결정되는 ‘출처공개 미준수에 따른 특허 무효, 특허취소와 같은 제재수준’에 따라 수백억원의 로열티가 추가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유전자원 출처공개가 의무화될 경우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이번 설문결과 등을 면밀히 검토해 유전자원 조약에 우리 기업의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pcs42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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