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싸와 먹는 손님에 "냄새 빼고 가"…사장 얼굴에 '탈취제' 뿌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밥집에서 삭힌 홍어를 먹는 손님에게 사장이 '냄새를 빼고 가라'고 요구하자 손님으로부터 얼굴에 탈취제를 맞은 사연이 소개됐다.

1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외부 음식으로 홍어 먹고 사장 얼굴에 페브리즈 뿌리고 간 손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10일 오후 국밥집을 운영하는 A씨는 약 10명 정도의 단체 손님을 받았다. 일행들은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왔는데 알고 보니 '홍어'였다. A씨가 외부 음식을 매장에서 먹을 수 없다고 하자 손님들은 이에 수긍해 그 일로 마무리된 듯했다.

식자재마트를 가기 위해 잠시 가게를 비운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바이트생의 연락을 받았다. 아르바이트생은 "손님들이 홍어를 꺼내서 드시고 있다"며 "두 차례나 말을 듣지 않는다. 빨리 와달라"며 울먹거렸다.

A씨가 도착한 가게엔 홍어 냄새가 진동했다. '왜 꺼내 먹었냐'는 물음에 손님들은 "서울에서 왔으니 봐달라" "삭힌 거라 냄새가 안 난다" 등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홍어를 먹는 손님들에게 "갈 때 냄새를 빼고 가라"고 했고 해당 손님들은 "알겠다"고 답했다.

한편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그냥 나가려 하자 A씨는 "페브리즈라도 사 와라. 냄새 빼고 가기로 했는데 지금 환기해도 냄새가 안 빠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님들은 "융통성 없다" "MZ세대라 개념이 없다" 등 A씨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재차 실랑이를 벌인 뒤 한 손님은 편의점에서 탈취제를 사 와 가게에 뿌렸다. 이어 "백번 사과했으면 받는 시늉이라도 해"라며 욕을 퍼부었고 A씨와 손님 사이에 또 한 번의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손님이 손을 세게 잡아 A씨 손가락에서 피가 났다.

심지어 욕을 하던 손님은 A씨 얼굴에 탈취제를 5번가량 뿌리기도 했다. 다른 손님은 페브리즈를 뿌린 손님을 말리면서 "우리는 애초에 홍어 먹으려고 국밥 먹은 거다"라고 황당한 말을 했다.

A씨는 "경찰에 제출하려고 CCTV(폐쇄회로TV)를 백업했는데 다시 봐도 기가 찬다"며 "가족들 보여주니 정말 미쳤다고 (한다). 페브리즈 뿌리는 장면, 밀치는 장면 다 찍혔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다. 사장님 고생했다. 남의 일 같지 않다" "홍어 냄새를 정말 싫어하는 나로선 상상이 안 된다. 경찰 부르지 그랬냐" "홍어 파는 집에서 일해 본 사람으로서 홍어 주문 들어오면 온 가게에 냄새가 진동한다. 사장님이 아주 속상하겠다. 몸과 마음 잘 추스려라" 등 반응을 보였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