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미르-두산 김택연, 동갑내기 절친이 외치는 데뷔 첫 해의 꿈 “긍정적 자극”

김하진 기자 2024. 3. 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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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미르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위기를 맞았다.

0-3으로 뒤처진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구승민이 김인태의 강습 타구에 어깨를 맞았다. 마운드에 쓰러져있던 구승민은 다시 일어났지만 결국 교체됐고 전미르가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전미르는 이유찬에게 내야 안타를 맞아 위기를 맞았지만 김대한을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조수행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허용한 만루위기에서도 전미르는 흔들리지 않았다. 장승현을 공 3개로 삼진 아웃으로 처리한 뒤 4번타자 김재환도 공 4개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전미르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이 모습을 동갑내기 두산 투수 김택연이 지켜보고 있었다. 김택연도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삼진 아웃 처리한 뒤 손성빈 역시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나승엽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경기를 끝냈다.

양 팀 모두 9회를 신인 투수로 끝맺었다. 두 명의 신인 모두 실점하지 않고 씩씩한 투구를 선보였다.

두산 김택연. 두산 베어스 제공



전미르와 김택연은 지난해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된 신인들이다. 전미르는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아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투타 모두 수준급이라 가치를 높게 받았다. 입단 후에는 투수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인천고 출신 김택연은 1라운드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150㎞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김택연은 입단할 때부터 신인왕 후보로 꼽힐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두 명 모두 소속팀 스프링캠프의 유일한 신인이었다. 그만큼 올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큰 재목들이다.

김택연은 캠프 투수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팀의 차기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선수로 선배 정철원과 클로저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전미르 역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빡빡한 롯데 투수진에서 필승조 자리의 한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전미르에게 한 자리를 줄 수 있을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둘에게 적지 않은 자극이 됐다. 두 신인은 개인적으로 절친한 사이다. 사직구장에서 시범경기 맞대결이 성사되자 함께 밥을 먹자고 약속도 했다. 그리고 9회 나란히 등판해 제 기량을 선보였다.

김택연은 경기 후 “불펜에서 몸을 푼 뒤 (전)미르가 던지는 것도 봤다”라며 “KKK 이닝을 만들었는데 같은 신인으로서 나 역시도 좋은 투구를 하고 싶었다.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날 피칭에 대해서는 “과정은 여전히 아쉽다. 볼넷이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점은 어느 정도 만족스럽다”라며 “지금은 처음이라 통하는 듯 보일 수 있어도 정규시즌은 다를 것이다. 훨씬 더 집중력 있는 투구를 해야하고 쓸데 없는 공을 줄여야한다”고 했다.

전미르 역시 개막 엔트리를 향해서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개막전 준비를 별도로 하고 있지만 개막 엔트리에 들기 위해서 집중하려 한다”던 전미르는 아직도 배움의 연속이다.

“확실히 아마추어 때보다 배우는 게 많아졌다. 김원중, 최준용 선배와 얘기하면서 많이 배운다. 특히 유강남 선배가 멘탈적인 부분을 잘 알려준다”며 “지난 10일 경기에서는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구승민 선배가 포인트와 밸런스 잡는데 집중하라고 한 게 큰 도움이 됐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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