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디지털정부 중동 수출길 확대·한국형 공공행정 이탈리아 진출 발판 마련
디지털플랫폼정부 관련 우리 기업의 중동진출 지원 및 미래전략 심층논의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공공행정 협력포럼 개최…한국형 공공행정 확산
빈집 재생 ‘1유로 프로젝트’ 마엔차시 방문, 국내 빈집 문제 해법 모색
"우리가 담당하는 분야에서는 즉시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를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밝힌 말이다. 당시 이 장관은 2030 엑스포의 사우디 개최를 축하하며, 엑스포 준비과정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여러 분야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했다. 이에 압둘라 장관은 "한국의 클라우드와 스마트시티 분야가 매우 인상적이다"며 이렇게 즉각 화답했다.
이상민 장관이 이끈 공공행정협력단이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우리 기업 해외진출 지원과 공공행정 분야에서의 세일즈 범위를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이탈리아 공공행정부와 공동으로 ‘한-이탈리아 공공행정 협력포럼’을 개최해 행안부를 비롯한 인사혁신처, 조달청 등 한국의 다양한 선진 공공행정 우수사례를 전파했다. 이 장관은 한국 공공행정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세계 각국의 공공행정 부처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단을 구성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사우디, UAE,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이 장관은 국내 빈집 문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탈리아 중부 마엔차 지역을 찾기도 했다. 마엔차시는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유로에 집을 파는 ‘1유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이상민 장관, 사우디·UAE에서 6명 장관과 면담 ‘광폭 행보’=이 장관은 중동지역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 수출을 통한 우리 기업의 중동진출과 디지털정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사우디와 UAE를 방문해 6명의 장관과 만났다.
협력단은 ‘LEAP 2024’에 참여해 사우디 정부의 신성장 정책인 ‘사우디 비전2030’ 정책에 우리나라 정보기술(IT) 기업의 참여를 지원했다. 올해 3회차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LEAP 2024’에는 1800개 기업과 21만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 장관은 LEAP 2024 첫날, 기조연설을 통해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소개하고 한국 정부·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아울러 LEAP 2024를 개최한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통신정보기술부 장관, 사우디 최대 국책사업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의 핵심 인사인 마제드 알 호가일 도시농촌주택부 장관과 만나 클라우드, 스마트시티,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협력 강화와 우리 기업의 사우디 현지 진출 지원을 논의했다.
사우디 측은 한국이 과거 사우디 건설에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비전 2030’ 추진에도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한, 한국 협력단이 출국하기 직전 이 장관과의 면담을 긴급하게 요청했던 사우디 내무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빈 나예프 왕자와 ‘LEAP 2024’에 참가한 카타르 모하메드 빈 알리 알 마나이 통신정보기술부 장관과의 면담도 이뤄졌다.
두 장관 모두 적극적으로 행안부에 신속한 양해각서 체결을 제안해 왔으며, 이 장관은 조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 장관이 올해 10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CSI 콘퍼런스에 사우디 내무부 측 참석을 요청하자, 압둘아지즈 왕자는 직접 사우디 대표단을 이끌고 콘퍼런스에 최초로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 기업의 중동진출 교두보로 꼽히는 UAE 두바이에서는 UAE 정부발전미래부 장관 겸 정부디지털전환 고위위원회 위원장인 오후드 알 루미 장관과 세계 최초의 AI 분야 장관인 오마르 알 올라마 AI·디지털경제부 장관과 만나 디지털정부, 정부혁신, AI, 디지털경제, 디지털 소외계층 등에 대해 논의했다. UAE는 최근 국제기구 디지털정부 평가에서 높은 등수를 기록하며 디지털정부 신흥강국으로 손꼽힌다.
◆로마에서 ‘공공행정 협력포럼’열어=이탈리아 로마 방문은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고, 공공행정 협력포럼을 통해 공공행정 분야의 새로운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포럼에서는 ▲AI 기반 정부혁신 ▲인사행정 분야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정부 조달시스템 등 한국의 선진 공공행정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 향후 추진 전략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파올로 장그릴로 이탈리아 공공행정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디지털 정부 지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로 평가받는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상민 장관은 AI 등 디지털 기술의 도입을 통해 국민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부의 역량과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양국 간 협력으로 공공행정 발전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탈리아 3명의 장관과의 면담에서 AI 기반 디지털 행정혁신, 지역 주도 균형 발전, 공공 안전 분야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마엔차 방문, 국내 빈집 문제 해결 모색=이상민 장관은 8일 이탈리아 중부 마엔차시를 방문해 빈집 재생을 통한 지역소멸 대응 정책 현장을 둘러보고 국내 빈집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마엔차시는 로마에서 약 110Km 떨어진 지역으로 인구 약 3000명 정도가 거주하는 소도시이다. 이곳도 젊은 층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인구소멸의 문제를 겪었다.
클라우디오 스펠두티 마엔차 시장은 "투자는 거절합니다. 이웃을 원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2021년 ‘1유로 프로젝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1유로 프로젝트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상징적인 가격(1유로)에 빈집을 판매하고 대신 3년 내 매입자가 주거나 숙박, 상업 시설 등 원하는 대로 리모델링을 하도록 해 마을 단위의 빈집 정비가 이뤄지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1유로 프로젝트는 청년, 타지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마엔차시 지역으로 이끌고 있다.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도 지역 내 오래된 주택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이니셔티브 발표 후 97명의 외국인이 주택 구매를 신청했고, 최종 21명의 외국인이 매수후보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주거 용도 보다는 숙박업(B&B), 식당 등 상업 시설을 만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빈집 구매에 대한 우선권을 제공해 마을의 다양성과 활력을 높이고 있다.
매물로 나온 빈집은 마엔차 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매자가 원하는 매물을 찾을 수 있도록 공무원이 직접 나서 도와준다. 또한 빈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3년 안에 건물 개보수에 착수하고, 공사 완료 후 돌려받을 보증금 5000유로(약 720만 원)를 내야 한다.
마엔차시는 지난 2021년 처음으로 2개의 주택을 ‘1유로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하고 공고하여 성공적으로 매매를 이루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으나, 최근 3개의 주택을 새로 1유로 주택으로 공고할 예정이다.
모든 빈집이 1유로 프로젝트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거래가 되고 있는 빈집들은 제외하고 상속으로 소유자가 다수인 경우 등 방치된 주택이 주로 대상이 된다.
현재 방치된 빈집 15채를 ‘1유로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하고 마엔차시 관계자가 소유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1유로에 주택을 팔도록 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의해 가고 있다.
아울러 정부나 광역자치단체의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 건축협회 등과의 협조 등을 활용하여 빈집의 새로운 소유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리모델링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공공행정협력단의 마엔차시 방문은 방문 전부터 현지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스펠두티 마엔차 시장은 도시가 생긴 이래 최고위급 외국인사 방문으로 마엔차시의 ‘1유로 프로젝트’의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한국의 빈집 정비에 마엔차시의 사례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빈집은 13만 2000호(2022년)가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빈집을 정비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치안 불안이 가중돼 인구 유출의 원인이 되고, 이는 다시 빈집이 늘어나는 문제로 이어진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자치단체와 협력해 인구 유출 등으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빈집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지역활성화와 생활인구 유입 등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빈집 정비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리야드·두바이·로마·마엔차=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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