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고용주 살해'한 카자흐스탄인, 20년만에 현지서 기소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국내에서 한국인 고용주를 살해하고 자국으로 달아난 카자흐스탄인이 20년만에 현지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검찰은 지난 2월 28일 한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달아난 카자흐스탄인 A씨(49)를 살인죄로 구속 기소했다.

사건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11월 취업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한 A씨는 이듬해인 2004년 5월 자신의 고용주 B씨(사망 당시 48)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는 B씨 사체를 인근 저수지에 빠뜨려 범행을 숨기려 했으나 며칠 후 사체가 발견되자 자국으로 도주했다.

A씨를 범인으로 특정한 검찰은 카자흐스탄 사법당국에 A씨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카자흐스탄 헌법상 자국민 인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때부터 우리 법무부의 집요한 설득이 시작됐다. 현지 검찰에 수사기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수차례의 현지출장과 실무협의, 화상회의 등을 이어가며 카자흐스탄 당국을 설득했다. 이에 카자흐스탄 검찰이 결국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은 외국 국적 범죄인이 한국에서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자국으로 도주하더라도 준엄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과, 자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국내외에 천명한 사례"라고 했다. 이어 "A씨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카자흐스탄 당국과 긴밀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현판 [사진=아이뉴스24 DB]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