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윤 전사' 끌고 '리셋 개혁' 밀고… '문재인 시즌2' 노리는 조국 사람들

박세인 2024. 3.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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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차규근·김형연 영입인재로 합류
검찰정부·시행령·거부권 통치 비판 선봉에
'토지공개념' 강조 서왕진은 정책위의장에
'문재인 케어' 김선민 '탈원전' 문미옥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13일 창당선언 당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국가 위기극복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은 이후 영입된 인사들의 면면을 통해 확인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법조인들과 문재인 케어 등 핵심 정책들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대세다. 이번 공천을 통해 이재명 색깔이 강하게 덧씌워진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조국'이라는 깃발 아래서 문재인 정부 주요 정책들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시각물_조국혁신당 영입인재 면면2

尹 감찰 박은정·김학의 출국금지 차규근… '반윤전사'

조국혁신당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미완의 검찰개혁 완수다. 문재인 정부 때 중용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좌천된 '반윤석열'(반윤) 검사들이 줄줄이 합류하고 있다. 지난 7일 영입된 박은정 전 광주지검 중요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 재직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당시 검사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법무부·대검찰청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으로 제공한 의혹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감찰이 진행됐고, 법무부는 최근 최고수준 징계인 '해임'을 결정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불법 출국금지 혐의로 기소된 차규근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이규원 검사도 차례로 조국혁신당에 합류했다.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을 제기하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냈던 김형연 전 법제처장 합류도 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 색을 더 짙게 하고 있다.

박 전 검사와 차 전 본부장, 김 전 처장 등은 합류 직후부터 윤석열 정부 압박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11일 '채 상병 순직 사건'에 연루됐지만,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제 법무부 장관 등을 '범인도피죄'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했다.

이들 외에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조 대표와 호흡을 맞춘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이나 김영식 전 민정수석을 비롯해 추미애 사단으로 꼽혔던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등도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검찰개혁 목소리를 냈던 황운하 의원도 현역의원으로는 이날까지 유일하게 조국혁신당으로 적을 옮겼다.

조국혁신당이 영입한 차규근(왼쪽부터)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박은정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 김형연 전 법제처장이 11일 정부과천청사 민원센터 앞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출국 관련 윤석열 대통령 외 3인에 대한 공수처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공수처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제7공화국' 언급한 조국… 文 정책으로 尹 비판

조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선진복지국가 '제7공화국' 건설을 위해 내 몸을 불사른다는 각오와 결기로 당과 선거를 총지휘하고 있다"고 적었다. 조 대표가 언급한 선진복지국가는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실제 직·간접적으로 여기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조 대표를 돕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은 문재인 정부 토지공개념 이론가 역할을 했던 전문가들이다. 기후 전문가로 정책위의장을 맡은 서왕진 전 서울연구원장을 비롯해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도 조 대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리셋코리아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설계자였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동산, 도시계획 관련 저서의 공동저자들이다.

'문재인 케어'의 핵심에 있던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과 문재인 정부 남북 및 통일 관계 이론적 뒷받침을 해온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도 합류했다. 탈원전 정책을 주도한 문미옥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으로 참여했던 백선희 서울신학대 교수가 각각 과학기술과 복지정책에서 힘을 보태기 위해 함께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장을 지낸 김보협 전 한겨레 편집국 부국장과 아프리카TV 창립자인 문용식 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도 언론과 디지털 소통 분야에서 조 대표를 지원한다. 조국혁신당 합류 인사들의 면면에 대해 이관후 건국대 교수는 "조국혁신당의 영입인재는 전문성 부분에서 민주당보다 낫다는 인상이 있다"며 "어떤 사람이 비례대표로 나올지, 어떤 정책을 제시할지가 현 지지율 유지 여부를 판가름할 내부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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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31111000000198)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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