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만..” 일본 여성이 꼽은 남자 친구 악취미 1위 ‘여장’..그들은 왜?

이동준 2024. 3. 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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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엔 다양한 취미가 있다.

과거 한 설문업체가 여성들을 대상으로 남자 친구의 '나쁜 취미'를 물은 결과 음주·가무, 게임 등을 제치고 여장이 1위로 꼽혔다.

그는 "여성이 재미 등의 이유로 남성의 여장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도운 것도 여장남자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라며 "여장은 기본적으로 자유이며, 코스튬으로 즐기면 된다. 다양성이 세상에 풍요로움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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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 A씨. 그는 성전환 수술은 하지 않았다. 사진=SNS 갈무리
 
세상엔 다양한 취미가 있다.

다양한 정적인 취미 활동은 우리에게 많은 긍정적인 장점을 제공하는데, 개인의 심리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웰빙을 증진시키며 풍요로운 삶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런 취미에도 호불호가 갈린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0년쯤부터 일부 남성들이 ‘크로스 드레싱’을 취미로 즐겨 여성들을 난감하게 했다.

특히 일부는 여성보다 더 날씬한 몸매와 예쁘장한 얼굴, 그리고 각선미까지 자랑해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제 남자와도 미모 경쟁을 해야 한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크로스 드레싱은 여성이 남성의 옷을 입는다든지 반대로 남성이 여성 옷을 입는 옷차림이나, 하나의 복장 속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양면적인 스타일이 느껴지는 옷차림 등을 말한다.

이런 취미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생각 들을 의식해 잠깐 유행하다 금세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본인 특유의 개인주의와 더불어 사회생활에 얽매인 삶을 거부하는 MZ세대가 증가하면서 지금도 일부에서 이어지고 있다.

12일 일본 소셜미디어(SNS)에는 홋카이도에서 활동하는 여장남자 A씨의 최근 근황이 전해졌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A씨는 여장 남자 중에서도 예쁘기로 손꼽히는 이들 중 한 명이다.

새하얀 피부를 시작으로 짙은 쌍꺼풀을 가진 큰 눈 등의 귀여운 외모로 마니아(오타쿠) 층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당초 이같은 크로스 드레싱은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성행했던 이유가 크다.

처음 이들은 만화나 게임 등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코스튬플레이를 즐기는 개념이었지만, 차츰 화장 기술이 고도화되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 들이 등장했다.

실제 홋카이도 삿포로시에는 남성만 이용하는 전용 파우더룸이 영업 중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대표 만도 테루코(26·남성)는 “도쿄도 아닌 홋카이도에서 손님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성전환자와 동성애자를 시작으로 남몰래 여장을 즐겨온 20대~40대 남성들이 가게를 찾고 있다”며 “그들은 공개적으로 여장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자신의 취미생활을 일상에서 이어오며 그 모습을 SNS에 올리는데, 얼핏 사진만 보면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남자는 씩씩해야 한다” 등 한국식 관점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생각은 일본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 설문업체가 여성들을 대상으로 남자 친구의 ‘나쁜 취미’를 물은 결과 음주·가무, 게임 등을 제치고 여장이 1위로 꼽혔다.

한편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본 홋카이도신문과 인터뷰한 메이지대학 미츠하시 쥰코 강사는 “‘귀여움’에 가치를 두는 젊은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며 남성들이 강한 열망을 갖게 된 것”이라고 봤다.

그는 “여성이 재미 등의 이유로 남성의 여장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도운 것도 여장남자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라며 "여장은 기본적으로 자유이며, 코스튬으로 즐기면 된다. 다양성이 세상에 풍요로움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다.

홋카이도대학원 문학연구과 스키야마도 세나하에이 교수는 “삿포로시는 성적 소수자(LGBT) 커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 전통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움을 보장했다”며 “‘귀여움‘에 끌리는 요즘 젊은 세대의 문화를 중심으로 성차별적인 생각이 줄어 크로스 드레싱이라는 말은 구시대적인 발상이 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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