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서 1000억 털어…영풍그룹 崔·張가문, 계열사 동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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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3월 11일 14: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풍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가 고려아연 주식으로 150억원가량의 투자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영풍정밀도 68억원가량의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를 비롯해 두 가문이 고려아연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코리아써키트, 영풍정밀을 동원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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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일가 영풍정밀도 68억 손실
...오너 지배력 싸움에 계열사 동원
영풍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가 고려아연 주식으로 150억원가량의 투자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영풍정밀도 68억원가량의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를 비롯해 두 가문이 고려아연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코리아써키트, 영풍정밀을 동원한 결과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리아써키트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40회에 걸쳐 고려아연 주식 60만4210주(지분 0.5%)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주당 평균매입가격은 60만2140원으로 630억원어치다. 지난 8일 이 회사의 종가는 45만7000원이다. 코리아써키트의 투자평가손실은 151억원으로 추산된다. 코리아써키트도 고려아연과 마찬가지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다.
주가 흐름에 따라 투자평가손실이 평가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 본업과 동떨어진 회사에 적잖은 현금을 썼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적잖다. 코리아써키트는 전자제품·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회사다. 여기에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로 28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장단기 현금성자산은 1628억원에 달했다. 현금성자산의 상당액에 달하는 현금을 털어서 고려아연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써야 할 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하지 않는 등 주주친화책에도 인색하다. 코리아써키트는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50.4%를 보유 중이다.
최윤범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영풍정밀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19일에 고려아연 주식 6만2296주를 350억원에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주당 56만1158원, 매입규모는 350억원이다. 지난 12일 종가(45만1000원)를 적용하면 평가손실은 69억원에 이른다. 영풍정밀은 산업용펌프를 만드는 회사로 고려아연 투자는 본업과 동떨어져 있다.
코리아써키트와 영풍정밀이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배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이다. 장 고문 일가와 최윤범 회장 일가는 고려아연 지배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 등이 소속된 영풍그룹은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세웠다.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 계열사는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인 최윤범 회장 등이 맡고 있다. 영풍그룹과 코리아써키트 등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담당한다. 두 가문은 신사업과 유상증자를 놓고 갈등을 빚은 이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장씨 일가가 코리아써키트를 비롯해 영풍정밀, 테라닉스, 씨케이, 에이치씨 등 계열사·개인회사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 최씨 일가도 영풍정밀의 현금을 쌈짓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두 가문의 계열사 동원은 법률적으로 합법적 테두리에 있을 수 있다"면서도 "계열사 자금을 바탕으로 오너일가 우회 지원에 나선다는 비판과 소액주주들의 원성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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