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가 된 육아일지…조영주 송은미술대상 수상기념전 '카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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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20회 송은미술대상을 받은 조영주 작가의 작업은 자기 경험에서 출발한다.
작업 초기인 해외 유학 시절에는 이방인이나 다문화, 차별, 인종, 계급 같은 문제에 주목했던 그는 2016년 출산을 경험하면서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에 따라 사회적 구조 속에서 겪게 되는 부조리와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작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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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20년 제20회 송은미술대상을 받은 조영주 작가의 작업은 자기 경험에서 출발한다. 작업 초기인 해외 유학 시절에는 이방인이나 다문화, 차별, 인종, 계급 같은 문제에 주목했던 그는 2016년 출산을 경험하면서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에 따라 사회적 구조 속에서 겪게 되는 부조리와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작업을 해왔다.
서울 청담동 송은에서 진행 중인 조 작가의 송은미술대상 수상기념 개인전 '카덴짜'에서도 출산과 관련된 작업들이 여럿 나왔다.
출산 당시 인천의 레지던시에서 작업하던 그는 베이비시터와 육아일지를 통해 소통했다. 아이의 배변, 수면, 수유 등을 기호화해 작성한 육아일지에서는 일종의 악보 같은 리듬감이 있었다. 작가는 이를 음으로 변환해 소나타 형식의 곡을 만들고 여기에 안무를 더해 직접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이 육아일지를 토대로 한 악보가 일종의 설치 작품이 됐고 작가의 퍼포먼스는 영상으로 상영된다. 육아일지의 일부는 전시장 바닥에 카펫처럼 놓였다. 시작과 끝 지점이 명확하지 않은 육아일지는 육아가 끊임없이 지속되는 '풀 타임'(Full time) 노동임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작업은 이후 '돌봄'의 문제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전시장 2층의 설치 작품 '휴먼 가르텐'은 집이나 어린이집, 병원, 요양원 등 주로 돌봄이 이뤄지는 곳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다. 돌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신체 접촉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유대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관객들은 돌봄이 이뤄지는 곳에서 흔히 사용되는 스펀지 재질의 매트와 운동기구 위에서 쉬거나 폼롤러 등으로 자기 몸을 '돌보는' 행위를 할 수 있다. 휴먼 가르텐의 주변에서는 '살림 운동' 영상이 상영된다. 미술작가, 심리치료사, 물리치료사, 운동가, 무용가로 구성된 연구팀이 재활치료 운동을 기반으로 개발한 돌봄 운동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학 시절 겪었던 이방인으로서의 경험, 출산 여성이 겪는 어려움 등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해 작업을 확장해온 작가는 최근 이주 여성의 문제로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 영상 '솔리스트'는 대부분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서울 동대문구가족센터 행복메아리 합창단의 노래 모습을 담았다. 영상 속 합창단원이 부르는 노래 가사는 모두 단원들의 이름이다. 영상 속 여성들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개인으로서 정체성을 갖는 동시에 합창단으로서 공존한다.
전시는 4월14일까지. 무료 예약 관람.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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