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노동의제 ‘5인 미만 사업장도 근로기준법 적용’…여야 모두 ‘동의’
노란봉투법 재추진 두고선 여야 간 의견 갈려
여야 모두 4월 총선 노동의제 중 하나인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의힘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재추진에 대해선 여야 입장이 엇갈렸다.
한국노총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22대 총선 정당별 노동·사회정책 비교·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각 정당은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노총의 노동·사회정책 공개 질의서에 대한 답변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노총의 총선 7대 핵심 요구는 사회연대 입법 제·개정(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법 제정), 노란봉투법 재추진, 공적 노령연금 수급연령과 연계한 65세 정년연장 법제화, 주4일제 도입 및 장시간 압축노동 근절, 산업별·업종별 교섭과 사회연대적 임금체계 구축, 지역 중심 돌봄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공공의료 인력확대 및 의료불균형 해소다.
여야 모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이라는 방향성에 동의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 유급휴가, 해고제한·부당해고 구제신청, 해고 서면통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연장 노동시간(주 52시간) 제한 등 근로기준법 핵심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길채 민주당 정책위원회 노동 수석전문위원은 “한국노총 요구 내용은 근로기준법을 모든 사업(장)에 전면시행하되 형사처벌 규정의 적용은 일정기간 유예조치를 하자는 것으로, 민주당이 추진해왔던 근로기준법 개정 내용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온도차가 있다. 권혁태 국민의힘 수석전문위원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대화 결과를 반영해 22대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힘은 사회적 대화 결과를 반영해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해 단계적 추진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당의 입장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 등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에도 여야 모두 동의했다. 정길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일하는 사람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은 민주당 중점 추진과제와 동일하다”며 “민주당은 22대 총선 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가칭 ‘노사정 소위’를 구성해 사회연대입법 논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태 국민의힘 수석전문위원은 입법안 마련이 필요하지만 노사 의견수렴과 사회적 대화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민주당은 특수고용직·플랫폼노동자를 노동관계법상 노동자로 우선 추정하고 사용자에게 입증책임을 지우는 방안, 특수고용직·플랫폼노동자에게 최저보수(최저임금)를 보장하는 방안 등도 총선 공약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한 여야 의견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헌법·민법의 기본법리와 맞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날 토론회 등을 토대로 조만간 4월 총선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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